“북 채택 예고한 ‘평양문화어보호법’, 사상·정신적 이완 방지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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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내년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평양문화어보호법 채택과 관련한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북한 주민들의 사상, 정신적 이완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연말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를 소집한 데 이어 내년 1월 중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8차 회의 개최를 예고했습니다.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한 해 결산 및 2023년의 당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라 주목됩니다.

7일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 회의를 통해 국가 예산, 집행된 예산의 결산, 평양문화어보호법채택과 관련한 문제, 중앙검찰소의 사업정형 등에 대한 문제, 조직 문제 등을 논의합니다.

최고인민회의에서 다뤄질 안건 가운데에서는 평양문화어보호법채택과 관련한 문제가 눈에 띕니다.

한국의 말투와 같은 이른바 한류가 북한에 이미 확산돼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당국 차원의 조치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실제 앞서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당국이 한국식 이름을 “혁명적으로 고치라”는 지시를 내렸고 ‘오빠’, ‘자기야’와 같은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국의 민간 대북방송사인 국민통일방송도 지난 10월 북한 내 주민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외부 정보 이용과 미디어 환경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에 확산된 한국의 영상물로 인해 북한 주민들이 한국의 옷차림과 말투를 따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곽길섭 국민대 교수는 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안건으로 평양문화어보호법채택과 관련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지난 2020년 12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의 후속 입법 조치의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곽길섭 국민대 교수 :한류에 영향을 받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말투를 쓰는 것에 대해 북한 당국이 굉장히 민감합니다. (북한이 현재)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을 통해 강력하게 지도, 통제하며 청년사상교양보장법을 채택해서 강하게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법들은 사상·정신적으로 이완이 될 수 있는 것들을 막기 위해 언어 사용을 통제하기 위한 법제정으로 봅니다.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도 북한 당국이 새로운 법 채택을 통해 한류를 수용하는 주민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려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한류가 많이 (북한에) 들어가고 한국 말투가 많이 퍼지면서 평양 표준어, 평양 문화어가 우리 민족의 정통언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 같습니다. 이런 법을 채택함으로써 서울말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강한 제재의 기틀을 또 하나 마련하는 것 아닌가란 생각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연말과 신년을 계기로 어떤 대외, 대남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됩니다.

한국 내에서는 북한이 ‘강 대 강’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들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북한 관영매체가 당 중앙위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하면서 2023년이 공화국창건 75주년, 한국전쟁 승리 70주년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은 미국과의 대결 국면을 이어가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겁니다.

곽길섭 교수는 “북한의 전략, 전술적 도발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북한은 올해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 미사일 강국의 위업 달성을 선전할 것이고 이에 따라 내년에는 대미, 대남 협상보다는 북한 내부 결속과 군사역량의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