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최고인민회의 수십 번 해도 소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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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올 들어 두 번째로 오늘(7일) 제14기 7차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민생안정보다 체제기반 강화에 주력하는 최고인민회의는 수십 번을 열어도 소용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7일 “오늘 평양에서 제14기 7차 최고인민회의가 진행된다는 소식이 선전매체를 통해 보도되자 주민들 속에서는 쓸데없는 회의는 왜 자꾸 하냐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월에도 제14기 6차 최고인민회의가 진행되었으나 주민들의 생활고는 여전히 심각하다”면서 “지금은 식량가격마저 상승하고 있어 요즘 대부분의 가정들은 하루 세끼를 두끼로 줄이고 근근히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오히려 최고인민회의가 거듭될 때마다 주민 생활난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면서 “당국이 최고인민회의에서 새로 제정된 법을 실행한다며 주민 세부담과 노력동원을 늘이(늘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지난 2월 제14기 6차 최고인민회의에서 육아법이 제정된 이후 북한 당국은 전국의 공장 기업소에 염소목장 신축을 지시했습니다. 탁아소와 유치원 어린이들에게 염소젖을 공급함으로써 육아법의 제정과 실행을 김정은의 사랑으로 선전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염소목장 신축에 필요한 자금은 공장 기업소가 자체 해결하도록 지시가 내려오며 염소목장건설 자금 마련은 주민 세부담으로 부과된데다 새끼염소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민생악화를 부추겼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지난 2월에 이어 오늘 또 다시 최고인민회의가 진행된다는 소식에 주민들 속에서는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최고인민회의는 수십 번 진행해도 소용없다며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고인민회의라는 게 이번에도 또 다시 민생과 동떨어진 쓸데없는 법만 제정하지 않겠냐”면서 “한해에 두 번이나 개최되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체제유지에 필요한 법만 제정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인민의 주권을 대표한다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도 명색뿐이어서 이들이 최고인민회의에 참가한다 하여도 인민들의 생활을 어떻게 해결하자는 발언권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고인민회의에서 대의원들은 최고존엄이 이미 결정한 각종 의안과 법을 의결할 때마다 대의원증을 무조건 들고 통과시키는 허수아비에 불과하다”고 비난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8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21차 전원회의에서 이달 7일 제14기 7차 최고인민회의가 진행되며, 회의에서는 사회주의 농촌발전법과 원림녹화법채택 관련 문제, 조직문제가 토의된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