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군 복대 탄원’ 호소에도 청년들 냉담

0:00 / 0:00

앵커 : 북한이 한미군사연합훈련(이달 13~23일)에 대응해 반미감정을 고취시키며 제대군인 청년들의 군 복대(현역에 재입대) 탄원을 독려하고 있지만 제대군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21일 “지난주(14일)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종업원 모임에서는 미제와 남조선괴뢰들의 반공화국압살책동에 용감히 일어나 제대군인 청년들은 군 복대를 탄원하라는 당국의 지시가 전달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당국이 발표한 제대군인 청년들의 군 복대 후 복무 기간은 1~3년, 군 복대 탄원 나이는 35세 미만이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에는 약 3만 여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으며, 근로자들 속에는 일반 공장기업소에 비해 제대군인 청년들이 많습니다. 북한의 비료생산기지로 손꼽히는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의 생산능력을 높여야 한다며 해마다 제대군인 청년들을 배치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군 복대 인원은 제대군인 청년들이 밀집되어 있는 대학과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등 특급 기업소, 1급기업소에서 가장 많이 선발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이 강압적으로 군 복대를 강구하고 있지만 제대군인 청년들 속에서는 군사 복무 시절에 배가 너무 고파 고생했던 추억 밖에 없는데, 그 고생을 또 해야 하냐며 군 복대 탄원을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요즘 당국이 군 복대 탄원에 적극 나서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대학을 비롯한 공장 기업소의 제대군인 청년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제대군인 청년들이 눈치를 보면서 군 복대를 기피하자 덕천자동차연합기업소 당 조직에서는 지난 17일, 군 복대 탄원 행사를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덕천자동차연합기업소 청년동맹조직 간부 10명과 각 공장노동자로 일하는 35세 미만 제대군인 청년 50명을 군 복대 탄원 본보기로 내세웠다는 설명입니다. 북한당국이군복대에호응이없자강제선발한청년들을자발적탄원자로둔갑시켜선동에나섰다는겁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지금 우리나라를 먹어보려고 미제와 남조선괴뢰들의 핵전쟁도발 연합훈련이 진행되고 있다며 모든 청년들은 군 복대 탄원자들의 모범을 따라 배워 혁명의 군복을 다시 입자고 호소했지만 청년들은 군사 복무는 배고픔을 참고 건설 현장에만 동원되는 끔찍한 고생이라며 쓴 입맛을 다시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주 13일부터 시작된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응해 지난 14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데 이어 16일에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9일에는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22일에는 함흥일대에서 순항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며 무력 도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한미연합군사훈련 등 체제가 위협받는 정세가 조성될 때마다 제대군인 청년들의 군 복대 분위기를 조성해 왔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19일 기준 전국적으로 군 입대와 복대를 탄원한 청년들이 140만 명이 넘는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