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전역에서 봄철(4~5월) 초모, 즉 병역징집이 한창인 가운데, 질병 진단으로 병역이 면제된 청년들이 대부분 산골농촌에 배치됐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에서 선발되는 군 초모(징집)생들은 당에 대한 충성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장마당세대입니다. 병역을 기피하는 청년들이 갈수록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인데, 이에 당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달 초부터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이 도 군사동원부(병무청)가 배치하는 군부대로 떠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해마다 북한의 병역징집은 봄(4~5월)과 가을(8~9월)에 진행됩니다. 시, 군마다 자리한 군사동원부가 지역 내 고급중학교 졸업(3월)생들의 신체검사 자료 등을 도 군사동원부로 제출하면 병역징집이 시작되는데, 4월 들어 봄철 징집사업이 한창이라는 말입니다.
소식통은 “군사복무는 의무이지만 질병환자는 제외된다”며 “올해도 결핵과 간염 등 질병진단서를 군사동원부에 제출한 졸업생은 초모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습니다.
징집에서 면제되는 인원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도시에서는 통상 100명 당 5명 정도로 전해졌습니다.
병원에 뇌물을 주고 질병진단서를 위조해 군 입대를 기피하는 청년들이 늘어나자 북한 당국은 몇 년 전부터 병역 기피자를 국영탄광 탄부로 배치하도록 조치했습니다. 탄광노동은 어렵고 힘든 유해노동으로 분류됩니다.
그는 이어 “올해 초모에서 제외된 대상은 (고급중학교 졸업생 신분으로) 전부 산골농촌으로 배치했다”며 “농촌에 배치되면 도시로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요즘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이 군사동원부가 배치한 군부대 호송군관을 따라 열차를 타고 떠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도 일부 돈주와 간부의 자식들은 질병진단서를 바치고 초모에서 제외됐다”면서 “작년에도 초모에서 제외된 대상들은 탄광에 배치되었으나 1년 일하다 (뇌물을 주고) 빠져나와 대학에 가거나 먹을알이 있는(돈을 벌수 있는) 공장으로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달 초 부모의 지위에 관계없이 군 복무 기피자들은 산골농촌에 배치하라는 당국의 지시가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이어 “탄광이 아니라 산골농촌으로 배치되면 나중에 돈을 써도 빠져나오지 못한다”며 “탄광노동자는 노동계급이어서 다른 공장노동자로 이전할 수 있지만, 협동농장 농민은 농민계급이어서 도시로 이전하는 자체가 제한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군 복무 기피자를 탄광이 아니라 농촌으로 배치하는 당국의 의도는 농촌진지를 강화하라는 정책을 실현하는 측면도 있지만, 군사복무는 10년이나 청춘을 허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군 복무를 기피하는 청년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군 복무 기간은 1956년 3년 6개월에서 1970년대 후반 남성 10년, 여성 7년으로, 1996년에는 남성은 13년, 여성은 9년으로 증가하였으나지난 2021년 한국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 업무 보고에서 북한의 군 복무 기간이 남성은 7~8년, 여성 5년으로 단축되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