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인들의 불만해소와 내부결속 위해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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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군당국이 공급부족과 과로로 인한 군인들의 불만과 내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병사들의 신소와 청원을 받아주는 등 군내부결속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3일 "지난 달 말 군총정치국에서 전국의 군 부대들에 '모든 군인들이 선군혁명의 한길에서 피와 목숨을 나누는 진정한 전우가 될 데 대하여'라는 주제의 학습제강을 하달하였다"면서 "간부들과 병사들을 모아 놓고 학습제강에 기초한 강의와 학습토론을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총정치국에서 이 같은 학습제강을 하달한 배경에는 코로나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난의 여파로 특히 대대급 이하 부대들의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어 불만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라면서 "이에 따라 군관과 병사, 병사들 호상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과 관련해 이를 무마하기 위한 차원에서 긴급하게 실시하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총정치국은 학습제강에서 부대의 구성원들이 진정한 전우, 참다운 동지가 되어 올해에 총공격전을 벌리는 데서 군대가 앞장서도록 선전, 선동 활동을 진행하는 한편 모범적인 군간부들의 경험을 전군적으로 공유하도록 지시했다"면서 "하지만 군부대 성원들간의 갈등과 불신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분석이나 평가는 없고 무조건 학습과 선전선동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총정치국에서는 이 사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중대와 대대 단위는 주1회, 연대이상 단위는 월1회 군관과 병사들을 대상으로 신소와 청원을 받아 이를 해결해주는 날을 정하도록 지시했다"면서 "신소와 청원을 통해 군인들의 사고방식과 사상동향을 함께 파악해 보고할 것도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군 관련 소식통은 같은 날 "총정치국에서는 군인들의 불만과 내부 갈등을 해소해주기 위해 각급 부대 지휘관들이 정기적으로 소속 군인들의 신소와 청원을 들어줄 데 대해 지시했다"면서 "정치적 사고를 지닌 자, 탈영이나 비행 전과자, 성격이 포악한 대상들을 빠짐없이 장악하고 간부들이 정상적으로 만나 마음속 고충을 풀어주도록 역할을 분담해주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중대, 대대간부들 속에서 부하 군인들의 마음속 고충을 외면하고 불필요하게 부하들을 구타하거나 모욕하는 현상, 사적으로 부려먹는 현상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지적도 있었다"면서 "병사들의 문화생활과 적당한 휴식을 보장해주는 문제, 특히 병사들에게 공급되는 물자를 떼어먹는 현상에 대해서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강력하게 대책하겠다는 경고도 함게 내려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군부대의 문제들이 대부분 공급부족에 의한 병사들의 배고픔과 과로에서 비롯된 것인데 병사들의 신소나 들어준다고 해결될 수 있겠느냐"면서 "군부대에 대한 정상적인 공급이나 간부들의 부정부패 척결방안 없이 학습토론 같은 탁상공론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