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영국 하원 국방위원회는 북한이 향후 수개월 내 영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영국은 한반도 전쟁 발생시 군사적으로 개입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5일 영국 하원 국방위원회가 내놓은 북핵 위협 및 이에 대한 영국의 대응책에 대한 보고서는 북한이 이르면 올 가을, 늦어도 내년까지는 영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ICBM에 장착하거나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성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보고서는 얼 호웨(Earl Howe) 영국 국방차관의 말을 인용해 실제로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으로 영국을 위협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가를 주요 위협 대상으로 삼고 있고, 영국은 주요 목표물이 아니라는 게 호웨 국방차관의 말입니다.
얼 호웨 영국 국방차관 : 우리 판단으로는 북한이 6개월에서 18개월 사이 영국에 도달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직접적으로 영국을 공격할 가능성은 적다고 예상됩니다.
다만, 1990년대부터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 대상은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북한은 영국의 보건 체계에 사이버 공격을 가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영국이 한반도에서 실제 전쟁이 발생할 시 어느 쪽에도 개입할 의사가 없으며, 영국군을 파병할 의무가 없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1953년 미국이 한국전쟁에 참여하면서 영국은 더 이상 한국을 보호할 의무가 없다는 조약을 체결했고, 유엔 조항에도 “다른 유엔 소속 국가가 공격을 받더라도 영국은 군사를 지원할 의무는 없다”고 명시된 점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단지 한국에 거주하는 영국민의 탈출을 돕거나 한반도 전쟁에 대한 병력 충원으로 군사력이 부족해진 중동 지역 등에 대해 미국이 단기적인 도움을 요청할 때는 영국군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하원 국방위원회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무자비하긴 하지만 이성적이기 때문에 핵무기를 발사하지 않도록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능력 야욕 포기가 설득되지 않으면 영국은 과거처럼 억지 전략으로 북한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