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방한 중인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최근 북한의 선제적인 조치는 긍정적인 신호지만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을 방문 중인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미북 정상회담의 성패를 결정할 북한 비핵화 논의와 관련해 불필요한 시간끌기는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핵개발을 위한 시간벌기에 사용한 전례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등 선제적 조치에 대해서는 “좋은 신호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북한의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 북한의 조치는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한국 파트너들과 긴밀하고 좋은 협의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러면서 실제 북한이 공언한 핵실험장 폐기가 이뤄진다면 신뢰 구축을 위한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의 조건으로 요구하는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해선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이라는 것은 없다”며 주한미군 철수 문제 역시 미국이 검토할 용의가 있는 조치의 목록에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손턴 대행은 북한의 붕괴와 흡수통일, 정권 교체 등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4불 원칙’도 재확인했습니다.
‘4불 원칙’이란 렉스 틸러슨 전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5월 초 국무부 직원을 대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며 북한의 정권 교체나 붕괴, 한반도 통일의 가속화, 38선 이북으로의 진입을 시도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것을 말합니다.
한국 외교가에서는 남북, 미북 회담을 앞두고 미국 외교당국의 핵심 관계자가 ‘4불 원칙’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확인한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대북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의 방북 당시 북한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날 한미 양국은 이틀째 고위급 협의를 이어갔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손턴 대행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양측은 최근 한반도 정세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남북,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양국간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