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부푼 기대를 가라 앉히고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북한 비핵화를 추진하는 것이 북한의 핵확산 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 중인 핵무기전파방지조약(NPT) 평가회의 사전준비 회의에 참석한 프랑스, 독일, 영국 및 한국 정부는 30일 제네바에서 북한 핵위기에 대한 별도의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자들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북한의 핵확산 위기를 해결하려면 이런 기대를 가라앉히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주 제네바 프랑스 대표부의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트위터에 따르면, 앨리스 귀통(Alice Guitton) 주 제네바 프랑스 대표부 대사는 이날 “남북 정상회담과 향후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이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이 과거 약속을 지키지 않아 실패한 협상들을 기억하면서 우리는 더 연합하고 방심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귀통 대사는 “북한은 핵무기를 단순히 북한의 정권 생존을 보장하는 그 이상의 전략적 목적을 이루려는 수단으로 사용해왔다”며 “북한 핵확산 위기는 핵확산방지협약 체제를 약화시켜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프랑스 전략연구재단의 안토인 본다즈(Antoine Bondaz) 박사 역시 황홀한(blissful) 낙관보다 조심스런(cautious) 낙관이 북한 핵확산 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본다즈 박사는 “평화와 비핵화는 함께 간다”며 비핵화 없이는 한반도의 평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이 반드시 비핵화 약속을 지키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의 에릭 발바흐(Eric Ballbach) 박사는 “북한은 핵탄두 20개 이상을 만들수 있는 양의 핵물질을 보유했다”며 “북한은 모든 국제조약을 무시하고 수많은 다자 및 양자협정들을 위반하며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했다”고 개탄했습니다.
미국 서부 미들베리 국제연구소(Middlebury Institute of International Studies) 소속으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안드레아 버거(Andrea Berger) 연구원은 “핵무기전파방지조약 회원국들은 핵무기 규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북한은 이러한 노력에 치명타가 됐다”며 “북핵 협상에서 검증 문제가 실질적인 고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측 대표인 임상범 외교부 원자력비확산 외교기획관은 핵무기전파방지조약 체제 차원에서 볼 때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정상이 비핵화라는 목표를 밝힌 것은 대담한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임 기획관은 북핵 협상이 실패했던 과거의 어두운 그림자에 가려져 있어서는 안된다면 곧 있을 미북 정상회담을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