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심 목표는 비핵화 아닌 제재 완화”

0:00 / 0:00

앵커: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발언은 북한의 핵심 목표가 비핵화가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미국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지난 24일 개최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는 북한 군부에 한국에 군사적 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핵 공격 능력을 보유하게 한다는 점을 알리려는 목적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위해 앞으로 5년, 혹은 10년 간 더 희생해야 한다는 것을 알리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민주주의 수호재단(FDD)의 안드레아 스트리커(Andrea Stricker) 연구원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는 북한 정권이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에서 오랫동안 바라던 제재 양보를 결국 얻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트리커 연구원: 확대회의는 북한이 '벼랑끝 전술'로 돌아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봅니다. 핵실험을 하거나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 등을 통한 위기 조성으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국제사회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재해제 등의 양보에 나서도록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 억지력과 미사일과 포병 능력을 증강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북한 정권의 핵심 목표가 '비핵화가 아닌 제재 완화'였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스트리커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이 미국의 이른바 '레드 라인' 즉 '막바지 한계'를 넘는다면 북한은 더 강력한 유엔의 대북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북한이 새로운 제재회피 방법들을 찾아내면서 국제사회의 제재가 약화되고 있지만, 북한의 도발의 강도가 거세질 수록 북한은, 미국은 물론 중국 등도 동참하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스트리커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그러나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크리스티나 배리알리(Cristina Varriale) 핵확산 정책 담당 연구원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확대회의에서의 언급은 지난해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의 연장선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핵무기 능력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기존 입장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배리알리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중단폐기'를 시사하고 미국을 상대로 '충격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새로운 전략무기를 예고한 것과 유사한 맥락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북한이 보유 핵무기의 규모 증강이나 새로운 핵운반체계의 개발과 배치, 혹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중 어느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그는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