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미북, 북핵 협상서 단계적 이행과정에 집중해야”

미국 워싱턴 DC 민간 연구기관인 한미경제연구소(KEI)가 19일 ‘한반도와 한미동맹’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 모습.
미국 워싱턴 DC 민간 연구기관인 한미경제연구소(KEI)가 19일 ‘한반도와 한미동맹’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 모습. (RFA PHOTO / 지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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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북 양국 모두 일괄타결식 해법 대신 단계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제안이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로리 대니얼스(Rorry Daniels)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아시아태평양 안보 담당 부국장은 워싱턴 DC 민간 연구기관인 한미경제연구소(KEI)가 19일 ‘한반도와 한미동맹’(The Korean Peninsula and U.S.-ROK Alliance: Credibility, Connectivity, and Practicality)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미북 양국 모두 서로에게 최대치를 요구하는 정책(maximalist policy)을 폐기하고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단계적 조치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날 토론회에서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 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미북 간 불신 및 미국 전문가 집단의 대북인식을 조사한 논문 발표를 통해 이같은 미국 내 전문가들의 제안을 전했습니다.

대니얼스 부국장 : 미국은 큰 틀의 합의 속에서 단계적 (이행)과정에 대한 윤곽을 잡아야 합니다. 북한으로서는 (핵무기) 프로그램의 크기와 규모에 대한 모호함을 풀어야 할 것입니다. (So, for the U.S., this is outlining a step-by-step process that fits into the larger agreement. For the DPRK, it is about resolving ambiguities and the size and scale of the program.

미국은 북한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최종목적지(end state) 대신 단계적 비핵화 과정을 제시하는 로드맵, 즉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이어 미북 정상 간 좋은 관계만으로는 비핵화 협상을 위한 동력을 유지하거나, 점진적으로 상호 전략적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청사진을 마련하기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그는 한국의 중재자 역할이 미북 간 신뢰형성에 있어 기회이면서 동시에 도전요인도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마크 피츠패트릭(Mark Fitzpatrick)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불신(distrust)은 적국을 다루는 정책결정자들에게 정상적이며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인용한 러시아 속담인 ‘신뢰하되 검증하라’(trust but verify)를 거론하며, 북한을 불신하기에 수 많은 검증체계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