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국무부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부장관이 2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을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를 방문 중인 비건 대표가 이날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프로프 외무장관과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 등을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대변인실은 이 회담들에서 미러 양측은 양자 및 지역 현안들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개했습니다 (During these meetings, they discussed the full range of bilateral and regional issues.)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언론보도문을 통해 러시아 측 북핵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차관과 비건 대표 간 회담 결과를 전하면서 한반도 주변 최근 정세와 관련한 상세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과 동북아시아의 견고한 평화·안보 메커니즘 즉, 구조 구축을 위해 모든 관련국이 노력을 지속해서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애틀란틱카운슬의 오미연 아시아안보구상 국장 겸 선임연구원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비건 대표가 러시아 측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가 여전히 미국 외교정책의 우선 순위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미연 국장은 비건 대표가 러시아 전문가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번 회담은 비핵화라는 미국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데 모든 당사국들을 관여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코로나19와 홍수로 악화되는 경제적 혼란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과의 협상이 교착상태인 현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 밖에는 의지할 대상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인 올10월 10일에 신무기를 공개할 수 있다며 미국은 대통령선거 전에 북한의 주요 도발을 피하거나 대응하기 위해 중국 및 러시아와의 대화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는 과거 북핵 6자회담에서도 그랬지만 한반도 문제 해결에 효과적인 당사국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러시아는 그동안 중국과 함께 유엔 대북제재 위반을 눈감아왔고 유엔에서 북한의 안보 우려만을 언급하며 북한의 입장을 두둔해왔습니다.
그는 이번 회담은 비건 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으로서 러시아 측과 많은 외교 현안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이뤄진 것으로 한반도 문제는 그 중 하나일 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비건 대표는 지난 1월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 전화로 북한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등 러시아 측과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접촉을 지속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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