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미•중 무역갈등과 북핵문제 연계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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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면서 중국 책임론을 거론한 데 대해 미국은 미중 무역 분쟁과 북핵 문제를 연계시켜선 곤란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과 한반도 전문가인 리처드 부시 전 동아시아센터 소장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마찰을 북한 핵문제와 연결시켜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아마도 중국과의 무역 문제가 해결된 후에 북한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우려한다고 부시 전 소장은 말했습니다.

무역 문제와 북핵 문제를 연결 지어 생각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고 두 문제 모두를 더 악화시키는 위험이 따른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They show the danger and illogic of trying to link two issues that shouldn’t be linked and can’t be linked. The danger is that both on trade and North Korea we end up worse than we were.)

부시 전 소장은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미국 전문가들은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혹은 그 이후까지 양국 간 무역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애틀랜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성명에서 새로운 미북관계·평화체제·비핵화 세 가지를 어떤 순서로, 어떻게 추진해 나갈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고, 따라서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에는 너무도 애매모호했기 때문에 지금 비핵화 과정에 진전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매닝 선임연구원 :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논리적 후속 조치라면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에 핵무기와 핵시설에 대한 완전한 목록을 제출하고 국제원자력기구가 그에 대한 사찰과 검증 체제를 구축하도록 허용하는 즉시 미국이 평화협정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미북이 병행해서 이를 추진하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미북 협상에 진전이 없는 것을) 중국 탓으로 돌리는 것은 너무 쉽게 빠져나가려는 것입니다.

미국이 외교적인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레버리지 즉 지렛대를 잃어가고 있는 것을 중국 탓으로 돌려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북핵 대화를 추진하지 않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매닝 선임연구원의 지적입니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인 로버트 댈리(Robert Daly) 우드로윌슨센터 키신저 미중연구소 소장(Director, Kissinger Institute on China and the US Kissinger Institute on China and the United States)은 중국은 자국의 안보와 지정학적 이유를 바탕으로 대북 정책을 취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마찰 때문에 핵 문제가 포함된 자국의 안보 이익을 해치는 행동을 할 것이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이유로 중국이 북핵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