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당분간 핵ㆍ미사일 능력 증강에 매진할 것이며 이러한 북한의 노력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7일 북한이 향후 5년 동안 핵ㆍ미사일 능력 증강 자체를 목적으로 공세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박 석좌연구위원은 이날 통일연구원 개원 31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북한은 한국을 전략적 숙적으로 인식하며 기본적으로 대결정책을 기조로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석좌연구위원은 차기 한국 정부가 향후 5년 동안 높은 수준의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기적으로 위기가 발생할 것을 기본적인 상황으로 설정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박 석좌연구위원은 북한이 핵ㆍ미사일 능력 증강에 매진하는데 역풍이 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북한의 군사 도발에 상응해 한국의 군사력이 커질 것이며 한미동맹 등 북한에게 있어 적국세력을 오히려 단합시켜 스스로 포위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5년 동안 북한이 핵ㆍ미사일 능력 증강에 매진할 것이지만 그에 상응하게 한국의 대응 군사력 증강, 대북 군사 압박, 정치 문화적 압박이 강화될 것입니다. 북한의 능력 증강은 한미에 의해 상쇄될 것이고 북한은 끝없이 능력 현대화에 매진하면서 기력을 소모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결 정책의 문제는 상대 적국을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단합시키는 자가포위의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도 북한의 공세가 지속되고 한반도 교착 국면이 공고화되면 되레 북한의 군사력 저하가 초래되는 등 역효과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연구위원은 향후 정세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핵탄두 실험을 강행할 것이며 핵 선제 불사용 원칙을 재차 거론하며 상황 통제력을 과시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연구위원은 “최우선적인 과제는 북한의 도발을 최대한 억지하는 것”이라며 “정세의 안정화를 적극 추진하는 것이 (차기 정부의) 우선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교착 국면이 공고화되어서 단기적 타협이 힘들다는 현상이 지속되면 북한의 군사력 저하가 초래될 것이 예상됩니다.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잇습니다. 북한이 전략적 오판을 일부 하고 있다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먼저 최우선적인 단기 과제는 북한의 도발을 최대한 억지해서 북한이 노리는 혹은 기대하는 네 가지 목적(군사적ㆍ안보적ㆍ외교적ㆍ국내 정치적 목적)의 효용을 최대한 거부하려는 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정 연구위원은 또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석열 차기 한국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내 대북 정책에 대한 내용 등을 전달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역시 “북한은 완벽한 핵보유국이 되기 위해 전력 질주 중”이라며 당분간 북한의 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박 교수는 한국이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정책 목표로 두어야 한다고 말했고 한미일 미사일 방어망 연동을 통해 북한의 핵ㆍ미사일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교수는 한국이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정치 프레임이 있는데 ‘편입’이 아닌 ‘연동’이라며 각자가 갖고 있는 미사일 방어 자산을 서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이게 이상한 프레임으로 묶여있는데요. 한국이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에 '편입'한다는 프레임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연동'이고 '네트워킹'이고 각자가 갖고 있는 미사일 방어 자산을 서로 '활용'하는 것, 저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영상 축사에서 “북한이 대화를 외면한 채 핵ㆍ미사일을 선택했다면 이는 스스로를 위해서도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도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북한이 조속히 협상의 장으로 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 :북한이 결국 대화의 해법을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을 선택한다면 이는 스스로 위해서도 우리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도 매우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편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보고서를 통해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가 그동안 공세적인 전술적 변화의 길목에서 거칠게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며 “4월 중에 군 정찰위성 발사나 대륙간탄도미사일(SLBM) 실험을 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홍 실장은 또 북한이 한미의 정밀한 선제타격에 의해 핵시설이 무력화되는 것을 두려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