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내년 한미와 대화 재개할 것”

지난 2019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는 모습.
지난 2019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는 모습.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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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반도 전문가들은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 차단을 위해 2년 가까이 국경을 봉쇄한 북한이 내년엔 한국, 미국과 어떤 식으로든 재관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앤드류 여 미국 카톨릭대 교수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9일 개최한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국경봉쇄 장기화와 이로 인한 경제악화, 코로나 19 백신 필요성 증가 등으로 북한이 외교정책을 재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년간 정치·경제적으로 고립된 북한이 정권 불안정화를 우려해 새로운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여 교수: 김정은 정권이 향후 1년간 안정적일지 의문입니다. 그는 아마 미국과 협상을 시작하거나 한국과 재관여할 수 있습니다.

여 교수는 그러나 일부 주장과 같이 불법 무역 등을 통한 북한의 제재 회피로 내년까지도 김정은 정권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여 교수는 또 북한의 비공식 시장인 장마당이 북한 시민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면서 코로나 19 발생과 이로 인한 외부 물품 및 자본 유입의 차단으로 향후 몇년간 장마당 발전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 정권이 오히려 코로나 19 상황을 악용해 북한 경제의 중앙 집권화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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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S가 29일 개최한 온라인 화상회의에 참석한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왼쪽부터), 시나 그레이튼스 부교수, 앤드류 여 교수. /CSIS 사이트 영상 캡처


이날 토론회에 함께 한 신성호 서울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총비서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으로 정권의 정당성을 강화한 것과 같은 인센티브, 즉 장려책이 제공되지 않으면 미국과 다시 대화 재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 교수는 조 바이든 현 미 행정부에 김정은 총비서만이 미국과의 협상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고, 김 총비서에 연락을 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를 위해 미 정부는 종전선언을 통해 남북 대화재개를 시도하는 한국정부와 긴밀한 조율 속에 미북 간 외교의 물꼬를 틀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신 교수는 주장했습니다.

신 교수: 미국은 북한에 더 많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미북관계를 회복하는 등 김정은 총비서와 다시 연결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은 비핵화 뿐 아니라 미북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싱가포르 (미북) 합의를 인정하는 것이 옳습니다.

한편 텍사스대학 오스틴 캠퍼스의 시나 그레이튼스 부교수는 탈북민의 70~80%가 여성으로, 대부분 탈북과정에서 인신매매와 같은 인권 유린의 피해자라는 점을 들며 최근 캐나다 정부가 발표한 탈북민 정착 지원 프로그램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권고했습니다.

캐나다 기반 북한 인권단체를 통해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성폭력 피해자로서 생존한 탈북 여성의 가족을 우선으로 12개월간 이들의 자립을 지원합니다.

그레이튼스 부교수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미국이나 유럽 국가 등에도 도입될 수 있는 잠재적인 탈북민 지원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