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 “바이든 행정부 대북협상, 싱가포르합의부터 시작해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과 한국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가 공동개최한 ‘바이든 행정부의 미중 전략적 경쟁과 한미 관계 전망(Prospects for U.S.-China Strategic Rivalry and U.S.-Korea Relations under the Biden Administration)’에 관한 화상토론회에 참석한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과 한국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가 공동개최한 ‘바이든 행정부의 미중 전략적 경쟁과 한미 관계 전망(Prospects for U.S.-China Strategic Rivalry and U.S.-Korea Relations under the Biden Administration)’에 관한 화상토론회에 참석한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화상회의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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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싱가포르 합의 인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전 미국 국무부 고위관리가 제안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합의 사항을 인정할 지 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My view is that Biden Administration would seriously consider acknowledging Singapore Agreement.)

윤 전 특별대표: 인정하지 않을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완전한 비핵화, 관계개선, 평화구축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윤 전 특별대표는 9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과 한국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가 공동개최한 '바이든 행정부의 미중 전략적 경쟁과 한미 관계 전망(Prospects for U.S.-China Strategic Rivalry and U.S.-Korea Relations under the Biden Administration)'에 관한 화상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습니다.

미국이 대북 협상 초기에 싱가포르 합의를 인정하고 북한은 남북 간 합의 등을 인정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는 설명입니다.

(I would strongly recommend, at the beginning step, (US) acknowledge Singapore Agreement and then North Korea can acknowledge other agreements including inter-Korean agreements.)

버락 오바마 행정부 말기부터 트럼프 행정부 초반까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지낸 윤 전 대표는 외교적 경험이 많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의 대북 외교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의 실용주의적(pragmatist) 정책 뿐 아니라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와도 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측 차석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70년 전 한국전쟁이라는 북한의 도발에서 시작된 특별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문제를 포함한 방위비분담금, 전시작전권 문제 등 한미동맹에 영향을 주는 이 같은 양국 간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샤론 스콰소니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중국의 위상이 달라지면서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도 함께 높아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전략적 인내 정책을 취했던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북한 문제가 도외시(ignore)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AP통신 평양지국장을 지낸 진 리(Jean Lee)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장은 차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는 등의 외교방식을 취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차기 바이든 행정부에서 기존의 방식처럼 도발을 감행할지, 상황을 지켜볼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상황을 주시하면서 관리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리 센터장은 미국 워싱턴 우드로 윌슨 센터(Woodrow Wilson Center)가 9일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아시아의 기대(Asia's Expectations for the Biden Administration)'를 주제로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리 센터장: 우리는 북한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볼 수 없지만, 저는 북한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현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매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합니다.

이어 그는(띄어쓰기)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은 코로나19와 대북제재 , 국경봉쇄 등으로 매우 절박한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 때문에 북한의 도발 여부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리 센터장은 한국 정부가 차기 바이든 행정부에서 코로나19 등 남북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이상 남북 대화와 협력을 재개하기 위해 차기 바이든 행정부에 많은 노력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그는 한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차기 바이든 행정부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협력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동북아시아 전문가이자 지리경제학자인 고토 시호코 우드로윌슨센터 선임연구원도 이날 차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 일본 간의 협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