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감자 값 하락에도 쌀 강냉이 밀 가격 여전히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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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가을철을 맞으며 북한의 북부산간지대 장마당에서 감자 가격이 폭락하고 있습니다. 반면 쌀과 강냉이의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9월 5일, 북한의 북부산간지대(양강도, 자강도, 함경북도 일부) 협동농장들은 주요 식량으로 취급되고 있는 감자 가을(수확)을 일제히 시작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인근 지역의 장마당에서는 감자 가격이 급속히 하락했지만 식량 사정은 여전히 어려운 실정입니다.

양강도의 한 농업부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1일 “국가에서 정한 계획대로라면 9월 10일까지 감자 가을 실적이 21%를 넘어서야 하지만 지금까지 감자 가을 실적은 18%도 채 안 된다”며 “중앙에서 정한 감자가을 기간은 5일부터 28일까지 23일간”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28일까지 감자 가을을 끝내려면 하루에 가을걷이 실적이 4.4%가 돼야 한다”며 “하지만 감자 수확량이 예상보다 많아 가을걷이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날씨가 좋지 않았음에도 양강도의 감자 수확량은 정보(0.9917ha)당 30톤을 훨씬 웃돌고 있다”면서 “양강도는 올해 봄철에 몹시 가물었고, 여름철에는 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일부 농경지들이 큰물에 침수되기도 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감자 농사가 잘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장마당 감자 가격도 놀라울 정도로 하락했다”며 “감자가을 직전인 9월 3일까지 kg당 내화(북한 돈) 2,500원(0.27달러)이던 감자 가격은 감자가을이 시작된 이후 9월 10일에는 내화 1천원(0.11달러)으로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3일 “감자가을이 시작되면서 장마당에서 감자 가격도 많이 내렸으나 아직 안심할 수 없다”며 “대신 입쌀(쌀)과 밀, 강냉이의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어 식량난은 여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쌀, 밀, 강냉이는 아직 가을걷이를 하지 않아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고, 더욱이 북한의 물가가 계속 가파르게 오르면서 다른 곡물가도 더 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감자 가격 하락이 전반적인 식량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려면 식량을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도록 통제 조치가 풀려야 한다”며 “그러나 식량의 이동을 강력히 통제해 북부산간지대에서 생산된 감자가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각 지방은 식량난이 극심했던 올해 2월부터 지방 차원에서 강력한 식량 통제를 실시해 식량이 타지방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이동을 금지했습니다. 지역의 식량이 타지역으로 유출될 경우, 식량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실시된 조치였습니다.

지역마다 곡물이 빠져나가면 식량가가 더 오르고, 아사자가 더 발생는 현상을 조금이나마 막기 위해 지방 당국에서 식량의 이동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데 지금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농사가 잘돼 감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식량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벼와 밀, 강냉이의 가을이 시작되지 않아 늘어난 식량 생산량으로 주민들의 먹는 문제가 해결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하게 전망했습니다.

한편 감자가을이 시작되기 직전인 9월 3일, 북한 양강도 혜산시 장마당에서 입쌀(쌀) 1kg은 북한 돈 6천500 원(0.71달러), 감자 1kg은 북한 돈 2천500 원(0.27달러)이었던 것이 감자가을이 시작된 9월 10일에는 입쌀 1kg에 북한 돈 7천200 원(0.78달러)으로 올랐고, 감자 1kg은 북한 돈 1천 원(0.11달러)으로 하락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