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문가들 “북, 연말 시한 앞두고 대미 압박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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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연말 협상 시한을 앞두고 대북제재 완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대미 압박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의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의 주요 관료들이 미국에 대해 잇따라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의도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연말 협상 시한을 앞두고 제재 완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대미 압박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대북제재 완화라는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대미 비난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특유의 협상 전술이라는 겁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과 관련된 고위 인사들을 전면에 등장시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총력전에 임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신 센터장은 이어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입장 변화 없이 미국을 압박하는 것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2차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에 이어 스웨덴, 즉 스웨리예 스톡홀름 비핵화 실무협상까지 결렬됨에 따라 북한이 초조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 북한의 입장에서는 경제제재가 여전히 존재하고 내년 신년사를 발표해야 하는 입장에서 주민들에게 알려야 할 성과를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주요 관료들이 전방위적으로 나서서 성명 등을 발표하고 또한 그 수준과 수위를 점차 높임으로써 대미 압박의 강도가 세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박원곤 교수는 미북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기 위해선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셈법’만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전향적인 입장을 갖고 나올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박 교수는 최근 스웨덴에서 열린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북한이 미국에 요구한 조치는 미국이 받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과 ‘플러스 알파’, 즉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아야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진전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 관영매체는 최룡해 상임위원장이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제18차 비동맹운동 회의에 참석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고 29일 보도했습니다.

앞서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지낸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과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도 최근 각각 담화와 성명을 통해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