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내년 초 고강도 도발 가능성...미국 새 행정부 기선제압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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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내년에 새로 출범할 미국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내년 초쯤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9일 서울에서 열린 북한 비핵화 관련 토론회.

미북 대화 정체 국면에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까지 겹쳐 돌출 행동을 자제하고 있는 북한이 내년 초쯤에는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설인효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올해 말 대통령 선거 이후 출범할 미국의 새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 할 것이라며 이 같이 전망했습니다.

설인효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이 협상의 틀 자체는 깨지 않으면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나 중거리 미사일, 아주 결정적인 순간엔 ICBM 도발을 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쨌든 낮은 수준의 도발을 지속하면서 핵능력을 지속적으로 증진시켜 아마도 트럼프 2기, 또는 바이든 신 행정부와 새로운 협상을 할 때 더 유리한 상황에서 하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설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이 제시한 금지선인 ICBM 시험발사를 시도한다면 미국이 군사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섣불리 강도 높은 도발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 완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마저 등을 돌리게 할 수 있어 당분간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북한이 미북 비핵화 협상의 판을 유지한 채 점진적인 도발을 통해 핵과 미사일 능력을 확대해 나가다가, 결정적인 순간엔 대화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핵화 협상 타결을 시도하거나 현 위기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할 경우 고강도 도발의 시점을 대선 전으로 앞당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설 연구위원은 미국이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치르게 될 비용을 보여주거나 체제 내부 불안정이 심화될 경우의 결집 수단으로써 북한이 도발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벌어진 이란의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과 같은 형태의 군사행동에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긴장이 고조될 경우 이는 지난 2017년 후반기보다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형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북한 내에서 감염병이 확산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면서, 국경 봉쇄 등에 따른 경제난이 심해지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신형 코로나 때문에 겉으로는 미북관계가 안정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향후 벌어질 사태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졌다며 신형 코로나 사태 진정시 뒤따를 수 있는 돌발 사태를 막기 위해 한국 정부는 미북 비핵화 협상 진전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는 한미동맹 강화와 높은 수준의 대비태세 유지를 통해 북한이 핵을 무용지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발 앞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기호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초빙교수도 같은 토론회에서 신형 코로나 사태 이후 북한이 새로운 전략무기 시험 등 군사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발발 70년째인 다음 달 25일이나 북한이 전승절로 기념하는 7월 27일을 그 시점으로 제시했습니다.

김기호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초빙교수: 신형 코로나가 진정되면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공언한 바대로 세상이 깜짝 놀랄 북한의 새 전략무기를 목도할 수도 있습니다. 충격적인 북한의 실제 행동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김 교수는 세습체제인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 김정일이 추진한 정책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지난해부터 잇단 시험발사를 통해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를 비롯한 4종류의 신형무기들을 거의 완성해놓은 상태라며 신형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둘러싼 위기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