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블링컨∙오스틴 방한 계기 북 도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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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국무·국방장관의 한국 및 일본 방문을 앞두고, 미국이 이번 방문을 통해 대북정책에 대한 한국의 의견을 듣고 방어 공약을 강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지에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12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다음주 한국을 방문해 북한 문제에 대한 한국의 의견을 경청하고 한국에 대한 확장억지 공약을 강조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차 석좌는 이날 이 연구소가 미 국무·국방장관의 다음주 한국 및 일본 방문을 주제로 기자들과 가진 전화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에서 어떤 대북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질문에, 주요 공개적 메시지는 한미 간 대북정책에 있어 빛 샐 틈이 없다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재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방한 계기 북한 관련 큰 발표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로지 장거리 미사일만 문제 삼은 것이 미국 안보를 역내 동맹국 안보와 분리한다는 것을 시사한 만큼 한국에 대한 확장억지 및 방어공약도 북한과 관련한 주요 메시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차 석좌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임기가 일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한국의 열망을, 좀 더 조심스럽고 조율된 정책을 원하는 미국과 어떻게 맞춰나갈 지가 어려운 도전이지만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한국의 노무현 정부 당시 자신이 미 정부에 있었던 경험을 회상하며 한국이 대북관여에 있어 원하는 것들을 6자회담 속도와 조율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그는 미 국무·국방장관이 한국을 떠나고 북한이 거친 성명을 발표하거나 모종의 행동을 취하는 등 일종의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차 석좌: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북한이 행동을 취하는 것과 관련해 여전히 도발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군사훈련을 시작했는데 이는 북한이 반응을 보이도록 한 경향이 있습니다.

그는 또 한일 관계 개선 및 한미일 3자 협력과 관련해, 미국이 이번 순방을 계기로 북한 문제 뿐만 아니라 더 큰 범위에서 역내 연합외교(coalitional diplomacy)에 대한 중요한 일부분으로서 한일관계 개선 필요성을 피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차 석좌와 함께 전화회의에 참석한 이 연구소의 마이클 그린 일본석좌는 향후 대북접근법 관련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종전선언을 성급히 추진하진 않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 임기 안에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종전선언의 유일한 이점은 한국 정부가 환영하고 한미관계에 좋다는 것일 뿐 부정적 측면이 더 많다는 설명입니다.

그린 석좌: 종전선언이 법적 구속력을 갖게 된다면 적성국교역법 및 다른 제재 등 미국의 제재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줄 것입니다. 제재완화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죠. (또한) 북한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도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났기 때문에 한미 양국이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고 주장할 화두를 주게 됩니다.

한편,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앞서 11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한국과 일본을 첫 방문지로 선택한 것에 대해, 동맹과 파트너십의 국제체제가 힘의 핵심 원천이라며 트럼프 전 행정부 동안 위축된 동맹관계 복원 의지를 거듭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