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전문가는 북한의 전원회의 보도에서 2022년은 북한에게 대단히 어려웠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4일 서울 종로구에서 주최한 ‘북의 조선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분석과 전망’ 포럼.
발표에 나선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전원회의 관련 보도를 살펴보면 “북한에게 지난 2022년이 대단히 어렵고 힘든 상황이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전대미문의 온갖 도전과 위협들이 가득했던 2022년’, ‘가장 어려운 고비’, ‘시련에 찬 2022년’, ‘국가존망을 판가름하는 위험천만하고 급박한 고비’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이를 극복한 것에 대해 우선적으로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경제건설ㆍ문화건설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국방력 강화에 대한 성과를 우선 언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2022년이 북한에게는 대단히 녹록하지 않은 한 해였다는 것을 우리가 예측하고 상상할 수 있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전대미문의 위협이 왔다든가 어려운 시기였다라든가 이런 표현을 써가면서 2022년을 돌아보고 있다는 측면에서 2022년은 대단히 어려웠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김 교수는 김정은이 전원회의에서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비핵화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할 수 있고 북한이 향후 핵군축을 요구하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우려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또 “핵탄두가 10개밖에 없다면 전술핵으로 사용하기에 한계가 많지만 가령 핵탄두가 100개라고 하면 한반도, 괌, 하와이, 미국 본토 등으로 나눠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비핵화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향후 북한이 이걸 가지고 핵 군축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 교수는 이와 함께 북한이 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의 실거리 발사, 신형 잠수함 관련 과업 공개, 실제 잠수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형 발사, 정찰위성 발사 등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낮다고 바라보는 전문가 중 한 명인데 이날 “7차 핵실험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 않다”면서도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한반도 위기가 높아지면 기술적 목적이 아닌 정치적 목적에서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의 김인태 책임연구위원도 이날 ‘북한 노동당 제8기 6차 전원회의 결과와 의미’ 보고서에서 “북한이 (전원회의 보도에서) 경제 성과에 대한 언급은 대체로 생략하는 대신 ‘전대미문의 도전과 위협’ 등의 표현을 통해 정책 부진의 책임을 면피”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인사 부문에서도 정책 부진과 어려운 환경이 반영됐다고 바라봤습니다.
“앞선 전원회의들과 비교하면 신규 임명자는 67명으로 최대규모”지만 “규모 등을 볼 때 정기적인 인사를 넘어 북한 특유의 잦은 문책과 회전문 인사의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교체된 인물들의 현장 경험을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이나 어려운 제반 여건상 의도에 맞는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나아가 “북한이 새해에 달성해야 할 경제지표 등을 제시했다고는 하지만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다”며 “올해 경제과업과 대책, 방도 측면도 수세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그동안 추진해온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을 중심으로 군수 재원 수요가 증대하며 올해 경제적 부담도 가중될 것”이라며 “이는 경제적 고난의 장기화와 민생 여건 악화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밖에 김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당중앙위원회 청사를 배경으로 수십문의 초대형 방사포를 세운 점과 관련해 “핵에 집중한 지난 10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상징성과 향후 전망까지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