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토마스 쉐퍼(Thomas Schäfer) 전 북한 주재 독일 대사가 북한으로의 외부 정보유입 및 주변 국가들과의 경제 격차 등으로 북한은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쉐퍼 전 북한 주재 독일 대사는 10일 북한 내부로의 외부 정보유입과 한국, 중국 등 주변 국가들과의 경제적 격차 등으로 시간은 북한 정권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쉐퍼 전 대사: (경제적 격차와 외부 정보유입 등으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은 커져갈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 정권에 시간이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I think the discontent of the North Korean people will also increase. So I think the time is working against the North Korean regime.)
미국의 민간단체 전미북한위원회(NCNK)가 이날 주최한 화상회의에 참석한 쉐퍼 전 대사는 이로 인해 국제사회는 단순히 인내를 통해 현 북한 문제를 관리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압박과 회유를 지속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는 또 바이든 행정부가 주북 미국 대표부(representation), 주미 북한 대표부를 설치해 양국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북한 내 강경파로 인해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입니다.
쉐퍼 전 대사: 북한 내 강경파들이 북한 정책을 통제하는 한, (대표부 설치)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But as long as the hardliners are in firm control over Pyongyang's policy, I see frankly that chances are slim.)
현재 북한 내 강경파의 주요 목표는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약화 등을 통한 북한 주도의 통일이라며 이들이 대표부 설치 방안에 동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쉐퍼 전 대사는 북한 김정은 총비서를 포함한 소수의 고위 관리들로 구성된 '불안정한 집단'(precarious collective)이 존재한다며 이 중 강경파와 온건파 등 파벌 다툼이 있어 왔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정권 이후 장성택 처형 등 파벌 간 세력 다툼이 목격됐지만, 2016년 이후 군부, 노동당 관리들 중 강경파 세력이 커지면서 엄격한 사회주의 경제 체제, 주민 통제 강화, 한국에 대한 공격적 정책, 완강한 핵정책 등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그는 강경파 중 상당수는 코로나19, 즉 코로나 비루스로 인한 북한 내 현재 통제에 만족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또 코로나19 확산이 완화된 후에도 현 상황이 다소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강경파의 영향으로 국제 원조나 여행 사업 등에 엄격한 제한이 적용됐으며, 개성공단 등에서도 북한이 한국의 효율적인 관리 방식 등을 배울 수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쉐퍼 전 대사는 지난 2013년 현직 대사로 재직할 당시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독한협회 주최의 세미나에서도 북한은 김정은 단일 지도체제가 아닌 집단지도체제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실각은 김정은 당시 국방위 제1위원장의 독자적 결정이 아닌 군부 내 강경파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