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이 안전부의 당생활지도를 담당하는 도 당위원회 조직부 7과를 없앴습니다. 체제 유지를 위해 안전부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란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당 중심 체제인 북한의 모든 지역과 기관에는 당위원회가 있습니다. 당위원회는 조직부, 선전부, 근로단체부 등 여러 부서로 구성되어 있는데, 많은 부서 중 가장 핵심적인 부서는 조직부와 선전부로 각각 당조직생활과 사상생활을 담당해 하부를 통제합니다.
특히 조직부는 관할 지역의 모든 기관과 간부 및 개별적 당원의 업무수행과 조직생활 등 모든 것을 통제합니다. 조직부가 하부를 감독 통제하는 과정을 ‘당생활지도’라고 합니다.
양강도의 한 행정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안전부에 대한 당생활지도체계가 바뀌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0월부터 시 군당 조직부가 하던 안전부에 대한 당생활지도를 안전부 정치부가 하게 된다”며 “안전부의 당생활 지도를 담당했던 도당 조직부 7과도 없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중앙당과 각 도당 조직부에 7과로 불리는 전문부서를 두고 안전부의 당생활을 지도했습니다. 시, 군당은 별도의 부서가 없이 일반 공장 기업소의 당생활을 통제하는 조직부 당생활지도과가 이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이 때문에 시, 군당 간부가 안전부가 진행하는 회의나 모임을 지도했고 간부사업(인사조치)도 안전부 정치부가 검토와 논의를 거쳐 결정해 시, 군당 조직부에 통보하면 시, 군당위원회 조직부가 최종 승인하고 발표했습니다.
사회와 마찬가지로 안전부에도 노동당 기구인 정치부가 있고 조직부, 선전부 등 여러 부서를 가지고 있는 만큼 안전부는 정치부와 시 군당의 2중 통제를 받아온 셈인데 이번에 안전부 정치부의 통제만 받게 되면서 도당 조직부에 있던 7과가 없어진 겁니다.
소식통은 “이번 조치는 안전부가 간절히 바라던 것으로 안전원들도 앞으로 사회 당 간부들에게 머리를 숙이지 않게 되었다며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당간부들은 이번 조치가 잘못된 것 같다는 반응”이라며 내가 아는 한 당간부는 “언젠가 다시 안전부가 당일꾼(당간부)들에게 굽실거릴 때가 있을 것이라며 벼르는 말을 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당국의 정책과 조치가 오락가락 한 적이 한 두번 아니”라며 “각 시, 군당위원회가 이번 조치의 부작용이나 안전부에 대한 안좋은 보고를 중앙에 계속 올리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같은 날 “안전부가 지역 당위원회의 통제를 받지 않게 된 데 대해 사람들이 의아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지금까지 안전부는 자기 당생활을 지도하는 시, 군당위원회에 복종하는 위치에 있었다”며 “안전부와 달리 보위부는 오래전부터 보위부 정치부가 당생활지도를 비롯한 모든 것을 통제해왔기 때문에 시, 군당위원회가 보위부에 이래라저래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젠 안전부도 보위부와 같은 지위를 차지했다”며 “앞으로 안전부가 보위부처럼 시 군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무슨 일이든 벌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이번 조치는 최근 노동당이 간부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충성과 헌신을 강요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며 “주민은 물론 간부를 비롯해 해이된 사회 전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