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핵개발에 나서 핵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이 중동 국가 이란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이스라엘 전문가들이 주장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스라엘 국방부 정보국장을 역임한 아모스 야들린(Amos Yadlin)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 소장은 20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공동으로 주최한 '중동에서의 북한 역할'이라는 주제의 화상회의에서 이란은 '중동의 북한'이 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야들린 소장은 북한이 미국과 어떻게 긴장완화를 했는지, 북한이 국제법을 위반하는 불량 행동들(rogue behaviors)을 어떻게 처벌받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지 등을 이란이 배우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야들린 소장: 이란은 북한처럼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길 원하지 않으면서도 핵을 보유한 '중동의 북한'이 되기 위해 대가를 기꺼이 지불하려고 합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 출신의 시마 샤인(Sima Shine) 국가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화상회의에서2016년 북한이 최초로 핵실험을 성공했을 때 이란 지도자들과 언론들은 이란도 중동에서 북한처럼 할 수 있다는 평가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 가운데서도 핵실험을 성공한 사례는 이란도 똑같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는 것이 샤인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그는 북한 핵실험 현장에 이란 과학자가 있었다는 과거 보도와 관련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북한은 지난 수십년 간 중동에 각종 재래식무기, 로켓과 미사일, 지하터널기술 등을 판매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 북한은 중동에 군사훈련과 자문, 지하터널공사기술, 소총, 로켓, 미사일 등 온갖 종류의 무기와 기술, 장비 등을 판매해온 수퍼마켓 즉 대형 잡화점이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은 북한은 자신들의 핵과 미사일 개발과 북한 엘리트 계층을 위해 필요한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이같이 무기와 관련 기술을 이란, 시리아, 리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레이트, 예멘 등 중동 국가들에 팔아왔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란의 경우 북한으로부터 단거리, 중거리 미사일 기술을 구매했고, 이를 통해 이란은 자체 미사일을 제작하기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의 무기 판매를 막기 위해 중동 국가들이 북한 무기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면서 경제제재나 수송차단 조치 등을 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브루킹스연구소의 정 박(Jung H. Pak:박정현) 한국석좌는 이날 화상회의에서 북한은 코로나19사태로 국경이 봉쇄된 상황에서도 지속되는 대북제재 때문에 중동에 대한 무기 수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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