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북, 러시아에 밀 농사 계속 의존할 수도”

0:00 / 0:00

앵커 : 북한이 최근 러시아로부터 밀 종자를 도입했습니다. 양국이 농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앞으로 밀 종자를 러시아에 계속 의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29일 주북 러시아 대사관 페이스북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밀 종자를 도입했습니다.

지난 27일 러시아 방문 후 북한으로 돌아온 리철만 내각 부총리 겸 농업위원회 위원장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대사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담화를 나눈 자리에서 러시아의 밀 종자를 북한에 들여와 이미 평양 주변 지역에 심었다고 말했습니다.

식량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북한이 러시아의 밀 종자를 도입해 주민들의 먹는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을까?

제리 넬슨 미주리대 명예교수는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의 밀 종자는 다양한 성숙도와 품질을 갖추고 있다”며, “러시아에서 가져온 종자가 봄 밀이고 주로 빵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밀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 들여간 봄 밀 종자는 빵을 만드는 데 적합한 품종이지만 이것이 북한에서 국수나 다른 음식을 만드는 데 쓰일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넬슨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의 기후를 고려할 때 6월과 7월은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곰팡이병에 취약한 품종은 품질과 수확량이 떨어질 수 있는 시기로 간주합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종자는 질병 저항성이 강하기 때문에 러시아 밀 종자로 북한에서 농사를 지었을 때 품질과 수확량 모두 안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넬슨 교수 : 러시아는 훌륭한 농업 연구를 많이 하고 있으며, 연구 역량과 그 결과물 측면에서 선진국입니다. 북한은 러시아가 북한에 가장 적합하다고 제안하는 씨앗을 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종자가 봄 밀이 거의 확실하고 주로 빵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밀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다만 넬슨 교수는 종자용 밀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도 러시아에 밀 농사를 의존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넬슨 교수 : 사실 북한 주민들은 그 품종의 밀을 재배하고 씨앗을 저장했다가 다시 심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다시 농사를 짓기 위해 밀 종자를 남기는 대신) 어떤 식으로든 수확한 밀을 다 소비해버린다면 밀 종자를 새로 수입해야 할 것이고 이는 경제적으로 좋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앞으로도 러시아에서 종자를 가져오고 이것이 매년 계속된다면 북한에서 생산된 모든 밀을 식량으로 사용할 수 있고 종자를 저장할 필요가 없습니다.

앞서 북한 정권은 2021년부터 밀재배를 적극 강조해 왔는데, 오랫동안 북한의 주요 식량으로 꼽혀왔던 옥수수와는 다르게 밀은 이모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 년에 더 많은 양의 식량을 재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밀은 옥수수나 쌀보다 빨리 익어서 봄에 심으면 한여름이 오기 전 수확이 가능해, 쌀을 구할 수 없는 여름철에 주식으로 소비할 수 있습니다.

한편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아왔기 때문에 북한에 밀 종자를 공급하는 것이 군수품 대금을 갚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 중 하나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에디터 박정우 ,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