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가 27개월 만에 북한에 정제유 수출을 공식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무기를 제공받은 러시아가 그 대가로 정제유를 지원한 것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9일 러시아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1~4월 사이 북한에 공급한 정제유 양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대북 정제유 수출량이 약 3천225배럴(404.18톤), 1월엔 약 4만4천655배럴( 5천595.891톤)이라고 보고했습니다.
이후 2월에는 약 1만666배럴(1천336.65톤), 3월 약 5천140배럴(644.153톤), 4월 약 3천612배럴 (452.70톤) 등으로 감소했습니다.
러시아의 대북 정제유 수출이 재개된 것은 27개월 만입니다.

러시아는 2020년 8월 북한에 255배럴, 32톤 분량의 정제유를 수출한 이후 이번 보고 전까지는 대북 정제유 공급량이 없다고 제재위에 보고했습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해 9월 “북한이 요구할 경우 원유와 석유제품 공급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는 등 수출재개 움직임을 보인 바 있습니다.
당시 러시아 외무부 제1아주국의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국장은 “북한이 코로나 대응 조치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러시아 에너지 자원과 다른 상품 수입을 중단했다”며 “북한 파트너들이 상품 거래를 재개할 준비가 되면 상응하는 양만큼의 원유와 석유제품 공급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의 대북 정제유 수출 재개로 올해 대북 공급량은 약 9만9천473 배럴로 나타나 허용치의 약 19%를 채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한 나라들에 매월 30일까지 전달의 대북 공급량을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미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와 전쟁중인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한 대가로 대북 정제유 수출이 재개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컨설팅 업체 LMI의 수 김 정책실무 책임자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사용할 무기와 원조를 제공한 대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부족한 점을 상쇄하기 위해 군사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김정은이 그 대가로 에너지와 식량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기꺼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그는 “양국의 협력은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지정학적 줄다기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약화시키는 역활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가 북한이 지원한 무기에 대한 대가로 정제유를 지불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4월에 이어 5월에도 북한에 1천톤이 넘는 밀가루를 수출한 것으로 나타나습니다.
러시아 연방 수의세관이 최근(6월6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시베리아 지역의 쿠즈바스에서 1천300톤의 밀가루를 북한에 수출했습니다.
앞서 당국은 지난 4월에도 같은 지역에서 1천280톤의 밀가루를 북한에 수출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더욱 밀착하고 있습니다.
12일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한테 축전을 보내 “조로(북러) 사이의 전략적 협조를 더욱 긴밀히 해나갈 용의를 확언한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