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러 국방장관, 북중러 해상연합훈련 공식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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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국가정보원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게 북중러 3국 간 해상연합훈련을 공식 제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4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

김규현 한국 국가정보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7월 말 방북해 이른바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면담에서 북중러 간 해상연합훈련을 공식 제의했다고 보고했습니다.

한국의 여당 국민의힘 측 정보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에 따르면 김 원장은 “쇼이구 장관이 김 총비서 면담 시 해상연합훈련을 공식 제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달 “쇼이구 장관이 김 총비서와 단독으로 면담하고 큰 틀에서 군사협력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북러 간 협력을 통한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 가능성 등을 국회에 보고한 바 있습니다. 당시 유상범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의 말입니다.

유상범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지난달 17일): 러시아 핵미사일 핵심 기술의 북한 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동향을 면밀히 추적 중에 있습니다.

북한이 만일 전쟁을 한다면 재래식 무기와 전술핵무기를 결합해 단기전을 치르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이 명백하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국정원은 김 총비서가 최근 충남 계룡대 부근을 가리키며 작전 지시를 하는 모습이 북한 관영매체 등에 보도된 것과 관련해 “외부적으로 볼 때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하는 성격을 보이는 듯 하지만, 김 총비서의 행보와 북한의 전력으로 볼 때 만일 전쟁을 한다면 장기전은 불가능하다는 판단과 함께 ‘속전속결’로 단기전을 치르려는 의지가 강하게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주애 후계자설’과 관련해선 “북한은 ‘백두혈통’에 강한 집착을 보인다”며 “현 단계에서 김주애를 후계자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개발이 스스로를 체제 불안으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현 상황과 관련해 “최근 들어 2011년 김정은 집권 이후 최악의 경제 상황에 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주민의 민생고는 심해지고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핵 개발을 중단하지 않는 한 체제 불안정성은 계속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주 열리는 G20, 즉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및 아세안(ASEAN), 즉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 예정인 윤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주요 자금원인 가상자산 탈취, 해외 노동자 파견, 해상 환적과 기타 불법 활동을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회의를 통해 “북한의 고조되는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에 단호히 대응하며 북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할 것”이라면서 국제사회가 “현재 작동 중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만 충실히 이행해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위한 재정적인 수단을 상당 수준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에 북한 비핵화를 위한 역할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 경제의 높은 대중 의존도를 언급하면서 “북한이 지금처럼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시키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공공연히 위반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마땅히 건설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 핵 개발이 역내 불안을 가중하는 등 중국의 국익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오는 5~11일 열리는 아세안과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윤 대통령의 인도네시아·인도 순방을 하루 앞두고 공개됐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