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에서 진행된 전승(7.27) 70주년 야간 열병식을 두고 중국에 주재하는 일부 북한 무역 간부는 '선전포고 같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자세한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전협정 70주년을 ‘전승절’로 자축한 북한이 어제(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야간 열병식을 진행했습니다. 중·러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과시된 열병식에 대해 일부 북한 무역 간부는 경제협력 진전을 희망하기도 했지만 다른 간부는 ‘선전포고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중국 대련 주재 북한의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어제 저녁 8시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전승절 70주년 열병식 행사가 진행되는 것을 오늘 인터넷으로 보았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봉쇄가 해제되지 않아 중국과의 육로 무역이 막혀있는 상황에 1호행사로 평양에서 진행된 전승절 열병식 주석단에 중국 대표단 단장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한 것을 보니 (북-중) 국경무역이 재개될 것 같은 희망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아직 단둥-신의주 육로무역이 재개되지 않아 중국 주재 (북한)무역대표들은 사무실 임대료도 내기 힘들다”며 “육로무역 재개가 왜 연기되는지 모르겠지만 전승절 열병식에 최고존엄과 중국 대표단 단장이 앉아있는 것을 보며 무역간부들은 조-중 경제협력이 풀릴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중·러 대표단이 참석한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등장하고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가 비행하는 모습에 중국 주재 북한 간부들 속에서는 “선전포고 같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같은 날 중국 동강 주재 한 북한 무역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대규모 1호행사로 진행된 전승 70돌 열병식을 인터넷으로 보고나니 ‘우리 뒤에 러시아와 중국이란 대국이 있으니 미국에 전쟁을 해보자’는 배짱을 드러낸 선전포고처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열병식을 함께 본 무역간부도 같은 생각이었다”며 “주석단에서 최고존엄과 러시아 대표단 단장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이 열병식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이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특히 열병식 전날 러시아 국방장관이 최고존엄과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탱크, 장갑차를 비롯한 무인항공기 등이 전시되어 있는 무기 전시관을 돌아보는 장면이 보도되는 것을 보며 앞으로 정세긴장이 더 악화될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은 외화를 투자해 개발한 최신 무기들을 과시하는 열병식에 러시아와 중국의 고위대표단을 초청하는 것으로 정세 악화를 조성하지 말고 경제난 출구부터 찾아야 하는 것이 당국의 역할이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28일 오전, 27일 저녁 8시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전승절 70주년(7.27) 열병식 행사가 진행되고, 열병식 주석단에 김정은 총비서와 그 왼쪽에 러시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이, 오른쪽에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자리를 잡고 열병식을 지켜보는 영상을 전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도 28일 오후 3시부터 전승절 70주년 야간 열병식 영상을 방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