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 이달 중으로 북한과 러시아 간의 무기 및 정제유 거래를 겨냥한 신규 제재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러시아가 지난 3월 한 달 동안 16만5천 배럴 이상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해 유엔 대북제재에 규정된 한도를 초과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2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미국은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와 정제유 이전을 촉진하는데 협력하는 자들에 대항한 제재를 계속 부과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이달 중 조율된 신규 제재 지정을 공표하기 위해 호주(오스트랄리아), 유럽연합(EU), 일본, 뉴질랜드, 한국, 영국 등 우리 파트너들과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기자설명회에서 “러시아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임기 연장을 거부함과 동시에 북한에 유류를 운송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커비 보좌관은 “러시아가 3월에만 16만 5천 배럴 이상의 정제유를 공급했다”며 “북∙러간 항구의 근접성 때문에 러시아는 이런 수송을 무한정 지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커비 보좌관은 이번 러시아의 정제유 공급으로 유엔 제재에 따른 북한의 정제유 연간 수입 한도인 50만 배럴이 이미 넘어섰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이 과정에서 50만 배럴을 500배럴로 잘못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탄약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산 탄도 미사일 등을 공급받기 위해 유엔 안보리 결의까지 위반하면서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및 정제유 공급에 관여한 자들에 대한 제재를 계속 부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커비 보좌관 : 미국은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및 정제유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협력하는 모든 이들에 대해 계속 제재를 부과할 것입니다.
이날 커비 보좌관은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15년간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해온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단이 해산한 것에 대해서도 강력 비판했습니다.
그는 “어제 대북제재 전문가단이 해체된 첫날을 맞이했다”며 “이번 해체는 지난달 러시아가 전문가단 임무 갱신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따른 것으로, 이는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을 감추기 위한 계산된 조처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러시아는 유엔 전문가단을 해체함으로써 구속력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은폐하고, 북한이 점점 더 공격적으로 도발적인 행동으로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할 위험을 높이고 있다”며 “러시아의 행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일원으로서는 전례 없는 것으로, 비핵화와 비확산 노력을 지지해온 안보리의 오래되고 일관된 노력을 깨뜨린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그는 전날 한미일 등 유엔 회원국 50개국이 새로운 감시단 출범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방법을 계속 모색할 것이다. 이는 한반도뿐 아니라 인도 태평양 지역에도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