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간 공생관계 강화…한국에 매우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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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과 러시아 간 공생관계 강화는 양국 간 군사협력 가능성을 높여 한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국방연구원이 26일 발간한 ‘북한-러시아 공생과 한반도 안보에 대한 위험’ 보고서.

보고서는 북한과 러시아 간 정치∙경제적 공생 관계가 강화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핵∙미사일 고도화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양국 간 군사적 협력 가능성을 높여 한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주로 중국을 북한의 배후로 지목하고 비난해왔지만 러시아는 유엔의 제재를 받는 등 북한과 유사한 대우를 받는 처지에서 북한과의 공생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를 이용해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저지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무력화시키는 한편 북한과의 양자 교역 확대를 추진하고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묵인 또는 방조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지난달 발사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한 유엔의 규탄 성명조차 불발된 것을 고려하면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 해도 대북제재가 부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강화된 대러 제재로 북러 양국 간 제재 불이행 연대는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앞으로도 러시아가 제공한 사이버 공간에서 정보, 기술, 암호화폐 등을 탈취할 것이라며 한국이 이러한 사이버 공격의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핵을 보유하고 있는 동시에 매우 공세적이고 독단적인 지도자를 가진 북한과 러시아 간 정치∙경제적 공생이 군사적 영역에서 더욱 공고화될 경우 두 국가에 인접한 국가 중 하나이자 핵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한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두 달 넘게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가 핵 전쟁 가능성을 경고한 데 이어 북한도 선제적 핵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아 주목됩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핵 전쟁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은 핵국가가 비핵국가를 대상으로 핵무기 사용 또는 사용 위협을 하지 않는다는 핵확산금지조약(NPT) 하의 원칙이 무너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이러한 핵 사용 위협은 핵 억제∙보복 전략에서 핵 선제 공격론으로 핵 사용 원칙을 진화시켜온 북한에게 구체적인 선례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 : (핵국가가) 비핵국가에 대해서 핵을 사용해 선제 공격하지 않겠다는 것이 NPT 체제의 규범인데 북한도 러시아도 점차 비핵국가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선제 공격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어떤 세력이든 국가 근본이익을 침탈하려 할 경우 핵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5일 러시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핵전쟁 위험이 매우 심각하다며 이를 과소평가해선 안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