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북러정상회담 인지…“비건, 러시아측과 대화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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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 크렘린궁이 오는 25일 북러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 발표한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북러 정상회담 관련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러시아 측과 북한 관련 대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23일 오는 25일에 열리는 북러 정상회담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북러 정상회담에 대한 보도를 인지하고 있고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동일한 목표 달성을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We are aware of reports. The United States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s committed to the same goal – the 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국무부 대변인실은 이어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약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It is Chairman Kim's commitment to denuclearization upon which the world is focused.)

아울러 국무부 측은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앞으로도 양측 간의 입장 차이를 줄이기 위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Deputy Foreign Minister Morgulov and Special Representative Biegun will continue their dialogue to bridge any gaps on the way forward.)

비건 대표는 지난 18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 회담을 갖고 대북 정책과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논의한 바 있습니다.

이에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은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오는 4월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유리 유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 회담은 푸틴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간의 첫번째 접촉이며 회담의 핵심 주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정치, 외교적 해결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러시아 전문가들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은 유엔 대북제재 회피와 경제적 지원에서 러시아의 도움을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데이비드 새터(David Satter) 선임연구원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경제제재를 느슨하게 하거나 회피할 방법을 찾고 있는데 러시아가 이를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새터 선임연구원: 러시아는 유엔 회원국입니다. 하지만 자국의 이익을 위해 유엔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하지 않거나 회피할 수 있습니다.

새터 선임연구원은 또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이 나왔을 때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행사해 북한을 외교적으로 도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외교정책위원회(AFPC) 스티븐 블랭크(Stephen Blank) 선임연구원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러시아에 지속적인 식량과 에너지 지원과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러시아 측에 요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러시아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얻고자하는 것에 대해 새터 연구원은 북한 카드를 활용한 미국에 대한 협상력 강화를 꼽았습니다.

러시아는 북핵문제가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북한을 상대하는 데 러시아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블랭크 연구원은 러시아는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자국이 한반도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중요한 이해 당사국임을 증명하고 시베리아횡단철도와 한반도종단철도간 연결과 러시아산 천연가스관 사업에 대한 북한의 지지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