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인과 현지 한인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과 관련해 기대에 못미쳤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러 정상회담 종료 이후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접촉한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인과 한인들은 회담 결과에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 중심가에 있는 회사원인 나탈리아 란코 (Natalia Ranko)는 미지의 나라인 북한의 젊은 지도자가 집권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는 사실 외에 특별히 기억에 남을 만한 회담 성과나 행적이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나탈리아 란코: 직장 동료들과 함께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김 위원장의 차량 행렬을 지켜봤습니다. 오랜만의 정치행사를 관심있게 봤지만 이번 회담으로 북한이 러시아나 다른 나라처럼 변화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란코 씨는 모스크바에서 생활하며 한국어를 배웠고 한국에 대한 관심도 크지만 정작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가까운 거리의 북한은 오히려 거리감이 느껴진다면서 이날 김정은 위원장 차량 행렬에서 본 북한 수행단도 경직된 모습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8년 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무역 관련 법률상담을 해온 러시아 국적의 한인 안철환 변호사는 김 위원장의 블라디보스토크 방문 사흘 동안 환영식부터 정상회담 등의 기념행사가 이어졌지만 블라디보스토크 시민들의 관심은 크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나는 다음 일정에 더욱 주목하는 모습이라고 전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0년 째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김승중 대표는 김 위원장이 당초 예정했던 경제시찰을 취소하고 평양행을 서둘렀다는 점에서 북러 회담의 한계를 보여준 듯하다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김승중 대표: 정상회담 중 이곳의 주요 한인들과 대화를 했는데, (김 위원장이) 경제시찰을 취소하고 일정을 앞당겨 북한으로 돌아간 것이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미국의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이 강조된 것이 아닌가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러 정상회담에서 한반도를 관통하며 러시아를 지나는 철도 사업을 논의했다고 알려진 것에는 한인 사회도 기대감을 나타났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대표는 남북한과 러시아를 지나는 기차길이 현실화된다면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의 변방도시에서 주요 무역과 상업도시로 급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이곳에 거주하는 한인들 상당수가 무역과 상업에 종사하고 있는 만큼 철도 사업의 부흥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으로 기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