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개발부 장관이 7일 평양에서 북한 측과 회담을 갖고 북러 간 다리 건설과 철도 개선 사업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비핵화를 통해 지역안보 위협이 줄어들지 않는 한 북러 간 다리∙철도 사업에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코즐로프 장관은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북한 김영재 대외경제상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4월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에 처음으로 열렸던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북러 간 교역 및 경제협력 이행을 위한 세부 사항들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북한과 러시아 국경을 가르는 두만강 위로 차량이 왕래할 수 있는 다리 건설과 러시아산 석탄을 북한 라진항에서 수출할 수 있도록 러시아 하산에서부터 북한 라진까지 연결된 철도의 개선 방안에 대한 자세한 논의가 있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 간에는 1959년에 개통된 철교 하나만 있어 그동안 북한과 러시아 간에 차량이 왕래할 수 있는 다리를 건설하자는 논의는 양국 간에 오랫동안 되어왔지만 실제적인 성과는 없었다고 지적합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마리 뒤몬드(Marie DuMond) 한국학 부소장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과 러시아는 그동안 9차례에 걸쳐 경제협력위원회 모임을 갖고 양국 간 다리 건설과 철도 사업에 대해 논의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뒤몬드 부소장은 그 이유로 이 사업에 대한유엔 대북제재, 북러 간 이해 차이, 북핵 위협에 따른 지역내 긴장관계 등을 꼽으며 무엇보다 북한이 비핵화를 해야 이 사업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뒤몬드 부소장: (북러 간 다리∙철도)사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북핵 관련) 국제적 합의를 준수하는 것이 정말 필요합니다. 이것 없이는 이 사업에서 진전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In order to really realize that North Korea really need be taking steps toward denuclearization and complying international agreement. Without that pieces moving forward on actual projects is going to be long time coming)
러시아 정치외교 전문가인 스티븐 블랭크(Stephen Blank) 미국 외교정책위원회(AFPC) 선임연구원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는 북러 간 다리연결 및 철도 개선 사업 뿐 아니라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남북러 가스관 건설 사업 실현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블랭크 연구원은 하지만 러시아는 이 사업들에 투자할 돈이 없고 안보위험이 커서 누구도 이 사업에 투자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블랭크 연구원: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불량국가인데 누가 이 사업에 투자를 하겠습니까? (Because North Korea has nuclear weapon. Because North Korea is rogue state. Who will invest?)
이런 가운데도 북한과 러시아 간에 다리∙철도 사업에 대한 논의가 계속 되고 있는 것은 러시아의 경우 북한 및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북한의 경우 미국을 상대할 때 러시아라는 후원자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블랭크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