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스라엘의 해운정보업체 '윈드워드(Windward)'는 북한 선박이 최근 위치 신호를 차단해 행적을 감추는 의심스러운 활동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이같은 대북제재 회피 의심 사례가 매일같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윈드워드에 따르면 북한 깃발을 단 선박 ‘류홍2호’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중국해역에서 위치 전송 시스템을 끈 채 항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윈드워드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추적한 결과 류홍 2호는 중국 해역에서 16일 오후 9시 30분부터 22일 오후 4시 30분까지 약 5일 간 위치 전송을 차단하고 의심스러운 활동(suspicious or dark activity)을 보였습니다.
23일에는 러시아 선박이 북한 해역에서 오전 11시 4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약 11시간 가량 위치전송 장치를 끄고 항해하기도 했습니다.
윈드워드는 이같은 AIS 신호 전송의 간격이 “의도적일 수 있다”며, “항해 경로와 시간, 거리 등의 변수가 의심스러운 활동을 시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심스러운 활동들은 북한의 대북 제재 회피 시도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해 회원국과 북한 사이의 해산물, 사치품, 무기, 석탄 및 광물, 석유 등 광범위한 부분에서 교역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은 북한의 불법 밀수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회원국에 정보를 요청하고, 이를 통해 회원국에 선박이 영해에 접근하거나 진입하는 경우를 포함해 불법적인 행동으로 의심되는 사안에 대한 우려를 나타낼 수 있게 됩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에릭 펜턴-보크(Eric Penton-Voak) 조정관은 24일 이번 상황을 제재 위반 활동으로 보는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전문가단은 항상‘윈드워드’를 사용하며 매우 유용한 데이터 소스를 찾는다”라며“윈드워드의 의심스러운 활동은 제재 회피 활동을 나타낼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The Panel uses ‘Windward’ all the time, and finds it an extremely useful source of data. As you note, these movements and “dark periods” could well indicate sanctions evasion activity.)
다만 “비록 이 두 선박이 모두 화물선으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해상 선 박간 환적을 통한 석유 밀수의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Although both of these vessels are registered as cargo ships, and so they are unlikely to be engaged in oil smuggling.)
그러면서 “이러한 (북한의) 활동은 매일같이 발생하고 있다”라며“전문가단의 목적은 활동 자체를 식별하는 것뿐만 아니라 (불법적인) 활동을 하는 개인과 단체의 연결망을 조사하는 것인데, 이번 윈드워드의 지표는 더 조사할 가치가 있는 의심스러운 지표”라고 강조했습니다. (Such activity happens on a daily basis, and the aim of the Panel is not only to identify the activity itself but also to investigate the networks of individuals and entities which facilitate it. It is a small, and suspicious, indicator worthy of further investigation.)
알라스테어 모건(Alastair Morgan) 전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조정관도 자유아시아방송에“윈드워드는 이 선박들의 활동을‘의심스러운 활동’으로 식별했다”라며“이 분류는 제재 회피 사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할 책임은 전적으로 유엔 회원국에 있고, 유엔은 보고 외에 집행에 대한 행정 조치는 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