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박광룡 선수가 소속된 오스트리아 프로축구팀 리그(경기)가 다음 달 2일 재개됩니다. 유럽연합(EU)은 오스트리아가 북한 노동자 송환을 명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의무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는 지난 13일 코로나19로 중단된 경기 재개를 선언하며 남은 경기 일정을 발표했습니다.
이 경기 일정에 따르면 북한의 박광룡 선수가 소속된 오스트리아 축구단 SKN 장크트푈텐(SKN St. Pölten)이 내달 2일 WSG 스와로브스키 트롤(WSG Swarovski Tirol)과의 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오스트리아 SKN장크트푈텐 구단 훈련 모습 유튜브로 보기)
이에 따라 최근 공개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보고서에서 북한 노동자 송환 대상으로 지목된 박광룡 선수가 이 경기에 출전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유럽연합 관계자는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소득이 있는 모든 북한 국적자의 송환을 명시한 안보리 결의 2397호(2017년) 의무이행을 위한 유럽연합의 법적체계(legal framework)는 공동외교안보정책(Council Decision 2016/849/CFSP) 제26a(5)조에 명시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는 1995년 1월1일 유럽연합에 가입한 회원국으로 유럽연합의 공동외교안보정책(CFSP· Common Foreign and Security Policy)을 지켜야 합니다.
특히 유럽연합 관계자는 "유럽연합의 제한 조치의 적용 및 집행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은 회원국에 있다는 점을 상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스트리아의 유엔 안보리 제재 이행 의무를 강조했습니다. (It is important to recall that the ultimate responsibility for the application and enforcement of EU restrictive measures rests with the Member States.)
그러면서 유럽연합 관계자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 따른 유럽연합 공동외교안보정책 제26a(5)조에 명시된 예외 조항은 단 두 가지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에 따르면 예외조항 두 가지는 우선 국제난민법과 국제인권법 등에 따라 북한 국적자의 송환이 금지된 경우, 그리고 유럽연합 회원국이 북한 국적자의 소득도 유럽연합 회원국 국적자의 소득이라고 판단한 경우입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 관계자는 이러한 예외 중 하나가 적용되는지 여부는 사례별 평가에 따라 다르다면서, 이는 오스트리아 등 유럽연합 회원국의 관할 정부 당국에 의해 결정되는 사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외교부와 장크트푈텐은 박광룡 선수의 송환 여부와 내달 2일 경기 출전 가능성과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26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오스트리아 외교부는 최근 박광룡 선수와 관련해 개인정보 보호 관련 규정에 의해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만 밝힌 바 있습니다.
또 박 선수의 소속팀인 장크트푈텐은 최근 그가 오스트리아 정부의 정식 노동 허가를 받았다며, 박광룡의 소속 계약은 이번 시즌이 끝날 때 까지라고만 밝혔습니다.
2019-2020시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3월 8일 22라운드가 열린 이후 중단됐으며, 내달 2일 경기가 재개되고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면 7월 15일에 시즌이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한편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는 지난해 12월 22일까지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본국 귀환을 규정했으며, 제재위 전문가단의 알리스테어 모건 조정관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급여를 받고 경기를 뛰는 북한 운동선수도 해외 노동자에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모건 조정관: 해외에서 수입을 올리는 북한 근로자에게 송환 요건은 스포츠 종사자는 물론 다른 부문의 근로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또 전문가단 보고서는 박광룡 외에 현재 카타르 프로축구팀 알두하일 SC에 소속된 한광성과 이탈리아 3부 리그 이탈리아 US아레초에서 활동 중인 최성혁도 북한 노동자로 송환 대상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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