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차관보 “중, 자국 영해서 북 불법환적 단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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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국방부의 랜달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는 중국 정부가 유엔 대북제재를 찬성한 만큼 중국 영해에서 이뤄지는 북한의 불법 해상환적 단속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26일 미국 민간단체 헤리티지재단이 주최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토론회에서 북한의 불법 해상환적에 대한 단속 현황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중국 정부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불법적인 해상 환적이 공해상이 아닌 중국 영해에서 자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단속하는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게 슈라이버 차관보의 지적입니다.

슈라이버 차관보: 공해상에서 불법환적을 하다 적발된 선박들이 중국 영해로 들어가면 더 이상 추적을 못합니다. 중국은 자국 영해에서 자행되는 북한의 불법환적 행위를 단속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북 압박과 유엔 대북제재를 이행하는 데 지장을 초래할 것입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에서 패트릭 섀너핸 당시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중국의 웨이펑허 국방장관에게 중국 영해에서 자행된 북한의 불법환적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모은 책자를 선물로 준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정부가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찬성했고 말로는 대북제재를 이행한다고 하지만 자국 영해상에 이뤄지는 북한의 불법해상 환적을 단속하는 데 반드시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북한의 불법해상 환적 행태에 자주 가담하는 선박 등에 대한 정보를 중국 측에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슈라이버 차관보는 현재 북한산 석탄이 제3국으로 밀매되거나 외국산 석유가 북한으로 밀수되는 불법환적을 단속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현장 단속에 나서 사진도 촬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불법환적 가담 선박의 고유번호(IMO)를 현장에서 식별해 그 번호와 관련된 보험회사, 금융회사, 선원 등을 파악하고 이들을 제재하며 단속한다는 게 슈라이버 차관보의 설명입니다.

앞서 필립 데이비슨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지난 3월 미국 연방 하원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중국은 북한의 불법 해상환적 행태를 전혀 단속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단속하는 미군 함정과 비행기를 감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