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 만리경1호, 러 위성 통해 사진 전송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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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정찰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을 러시아 위성을 통해 북한 지상기지국에 전송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11일 북한이 지난해 11월 발사한 첫 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고도 상승을 반복하며 한일 상공에서 정상궤도를 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일본 우주공학전문가들이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만리경 1호'의 위성정보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하순 적어도 5회 고도를 급격히 높였다고 전했습니다.

위성은 지난해 11월 발사 직후 고도가 502km 였으나 우주 공간에 약간 존재하는 공기의 저항 등으로 고도가 낮아졌다가 2월 하순 고도를 올리면서 발사 직후와 거의 같은 궤도로 돌아갔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앞서 네덜란드 델프트 기술대학교 항공우주공학 교수로 정찰 위성을 추적, 분석해 온 마르코 랭브룩 박사는 지난달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만리경 1호'가 당시 기준 일주일 전인 지난 2월 19일 위성궤도의 가장 낮은 지점인 근지점(perigee)을 488km에서 497km로 약 10km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랭브룩 박사는 이는 위성이 추진력을 갖고 궤도를 돌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하버드 스미소니안 우주물리학센터의 조나단 맥도웰 연구원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구 저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은 매우 얇은층의 외기권(outer atmosphere)을 지나가는데 이곳에 있는 약간의 공기로 속도가 느려지면서 고도가 서서히 내려간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위성은 대기권으로 떨어져 불타없어지기 때문에 몇 달에 한번 지상관제소가 위성 내 엔진을 점화시켜 고도를 원래 높이로 회복시킨다고 설명했습니다.

맥도웰 연구원: 이건 자동 혹은 위성 자체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상에서 어디서, 얼마동안 점화할 지 계산해 신호를 보내면 위성이 반응하는 겁니다.

이를 볼 때 위성은 지상 통제를 받으며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습니다.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미사일 및 위성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도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위성이 몇 차례 고도를 높였다는 것은 고도 조절 및 궤도통제체계가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위성 사진을 촬영하고 지상 기지국으로 전송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 정찰위성이 실제로 촬영해 전송할 기능이 되느냐'는 질문에 "(북한 위성이) 일을 하는 징후는 없다. 하는 것 없이, 일없이 돌고 있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당시 한국 군당국은 북한 위성이 자기 위치 신호를 발신하는 것 외에 지상을 관측하거나 촬영물을 전송하는 것으로 볼만한 전파 신호를 보내는 것을 포착하지는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 마르코 랭브룩 박사는 지난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위성에서 촬영물을 전송하는 것으로 볼만한 전파 신호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해서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한국 군당국이 북한 위성의 정확한 송출 라디오 주파수를 찾지 못하거나 북한 위성이 북한 상공이 아니라 다른 상공에서 위성 사진을 다른 기지국으로 전송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 군당국이 북한 정찰위성의 정확한 주파수를 찾지 못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군당국은 북한 위성을 긴밀히 주시하며 광범위한 주파수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위성에서 촬영물을 전송하기 위해 북한 기지국으로 보내는 주파수를 놓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베넷 선임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 다만, 우리가 모르는 다른 방식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북한 위성이 사진촬영 정보를 러시아 위성에 중계해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그는 많은 위성을 가진 미 군당국이 북한 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러시아 위성으로 전송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와 미 우주사령부는 11일 북한 위성이 사진촬영 등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 지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정보 사안은 언급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