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비밀리에 러시아에 포탄을 공급하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주장에 대해 주북한 러시아 대사가 북한으로부터 직접 또는 중개인을 통해 무기나 탄약을 받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받을 계획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을 보내 북한이 비밀리에 러시아에 포탄을 공급하고 있다는 미 정부의 주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실이 아닌 거짓”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알렉산드로 마체고라 주북 러 대사가 최근 러시아 언론(Rossiyskaya Gazeta)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참조해달라고 밝혔습니다.
마체고라 대사는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직접 또는 중개인을 통해 무기나 탄약을 받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받을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나아가 “우리(러시아)와 북한은 이미 공식적으로 미국의 추측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소용이 없다”며 미국도 이 모든 이야기가 가짜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여전히 반복해서 재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존 커비 전략소통관은 지난 2일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비밀리에 러시아에 포탄을 공급하고 있다며 유엔 차원에서 책임을 묻는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당시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이란의 대러시아 무기 제공에 맞서기 위해 모든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러시아 무기 제공에 대해서도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의혹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 그럴때마다 러시아와 북한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실제 마체고라 대사는 지난 4월 러시아가 북한과 중국에 미사일 지원을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성명을 통해 북한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 무기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북한 국방성도 지난 9월 장비총국 부총국장 담화를 통해 “지난 시기 로씨야(러시아)에 무기나 탄약을 수출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무기수출이 새로운 것은 아니라면서도 북한이 이번 무기수출을 통해 러시아에게 부채 탕감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무기수출을 막기 위해서는 불법 금융 네트워크를 붕괴(crush)시켜 돈줄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7일 CSIS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런 행동이 놀랍지는 않지만 실망스럽다”면서 “북한의 무기 확산이 새로운 것은 아니며 그들은 지금까지 개발한 거의 모든 무기 시스템을 판매했다”고 지적했습니다. (The actions are not surprising, but they are disappointing. This news is significant in several respects. First, North Korea’s horizontal weapons proliferation is nothing new. They have sold just about every weapons system they have ever developed.)
이어 그는 “북한은 역사적으로 보리스 옐친(러시아 연방의 초대 대통령) 시대부터 러시아의 부채를 탕감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북의) 무기 공급은 전략적 결정이 아니라 경제적 결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North Korea may seek debt forgiveness for the arms transfers. The North Koreans have historically looked for debt relief from Russia going back to the days of Boris Yeltsin (who did not provide it). If so, the arms transfer would be a business decision rather than a strategic one.)
미 국방정보국(DIA) 출신 브루스 벡톨 미 엔젤로주립대 교수도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북한은 많은 국가들에 무기를 공급했고 테러리스트와 같은 활동에 참여했다”며 북한의 불법 금융 네트워크를 붕괴시켜 돈줄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벡톨 교수 : 가장 쉬운 방법은 북한의 불법 금융 네트워크를 붕괴시키는 것입니다. 매우 어렵지만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불법 금융 네트워크를 추적하기 위한 자원을 기꺼이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무기) 판매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그들의 능력(불법 금융 네트워크)을 차단한다면 그들은 이러한 (무기) 판매를 중단할 것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The easiest way to do that is to crush North Korea's illicit financial network is very complicated. Very difficult but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need to be willing to use the resources to go after North Korea's financial illicit financial networks. If you cut off their ability to be able to get money for these sales. They will stop making these sales. We have not done that.)
한편 미 국무부는 북한으로부터 포탄을 공급받지 않았다는 러시아의 반박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7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