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PL “북, 프리미어리그 경기 방송 권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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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 잉글랜드의 최상위 프로 축구 리그인 '프리미어리그(EPL)' 측은 북한이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중계 방송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방송인 조선중앙TV가 세계 최고로 꼽히는 명문 구단들이 경합하는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를 중계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 1월입니다.

한국 통일부가 운영하는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매달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중계하다가, 약 1년 3개월 동안은 이 같은 방송을 중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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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일부가 운영하는 ‘북한정보포털’에 공개된 프리미어리그 경기 방송 편성일자. /북한정보포털

이후 조선중앙TV는 작년 4월 24일부터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계를 재개해 지난 4일에도 리그 경기를 방송했는데 한때는 일주일에 두번 이상 방송한 사례도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관계자는 6일, 북한이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이러한 경기는 (중계) 권한 없이 방송된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We can confirm that it was not an authorized screening.)

그러면서 “현재 북한에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보유한) 방송 파트너가 없다”며 “이 문제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At present the Premier League doesn’t have a broadcast partner in North Korea. We will look into the matter, thank you for bringing this to our attention.)

앞서 녹화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경기 영상이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됐는데, 월드컵 경기는 북한에서 중계가 허용됩니다.

한국 매체들에 따르면 이는 월드컵을 주관하는 국제기구인 국제축구연맹(FIFA)이 한국의 지상파 3사(SBS·KBS·MBC)와의 합의에 따라 한반도(Korea) 중계권을 양도 받아 북한에도 중계권에 대한 권리가 지원되기 때문입니다.

상당한 중계권료를 지불해야 하는 올림픽의 경우도 한반도 중계권을 가진 한국 지상파 3사가 합의해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을 통해 북한에 무료로 중계권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프리미어리그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중계권 계약을 체결한 국가 목록에 따르면, 월드컵 중계권이 ‘한반도’에 적용된 것과는 달리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한국(South Korea)’에 중계 권리가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미 민간연구단체 스팀슨센터의 마틴 윌리엄스(Martyn Williams) 연구원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조선중앙TV에서 방송되는 프리미어리그 경기 영상들이 다른 국가의 해설 없는 깨끗한 녹화본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윌리엄스 연구원 :어딘가에 해설 없이 경기를 제공하는 TV방송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북한이 다른 방송국의 해설이 없는 깨끗한 녹화본을 얻은 것은 흥미롭습니다. 이들이 중계 신호를 해킹하거나 합법적인 접근권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So it is interesting because a lot of people try to figure out where they get it from because they're getting it from a clean feed as a game not from another TV station, which would mean that - maybe there is a TV broadcast that offers the games without commentary somewhere. Or it could be that they're either hacking into a signal or they have a legitimate access.)

다만 그는 북한이 불법적으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방송한 것이라면 이에 대해 프리미어리그 측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방송, 또는 그 어떤 문제와 관련해 북한을 법정에 세운 사례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윌리엄스 연구원은 “북한이 지난해 5월, 첫 국내 코로나 감염자를 인정한 이후 오후 3시 시작하던 국영방송이 아침 9시로 앞당겨졌다”며 “그 이후로 북한은 거의 매일, 적어도 한번 국제 스포츠를 방송했다”며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포함한 국제 스포츠 방송이 정기적으로 방영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지난 2020년 9월 공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축구선수의 해외 리그 진출도 유엔 제재 위반 사항으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당시 유럽에 진출한 북한 축구선수 한광성, 최성혁, 박광룡 등 3명이 본국 송환대상자로 분류되기도 했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