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분계선 넘어온 탈북군인, ‘북한군 인권’ 단편영화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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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지난 2012년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탈북 군인이 북한 군의 인권을 다룬 단편 영화, '두 병사'를 제작했습니다. 이 영화의 시사회는 오는 21일 개최됩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인민군 내에서 출신 성분 차이로 벌어지는 각종 인권 침해와 차별 대우 등을 소재로 다룬 단편영화, ‘두 병사’의 시사회가 서울 블라인드아트홀 소극장에서 오는 21일 개최됩니다.

‘두 병사’의 시나리오 집필과 연출 등을 맡은 정하늘 감독은 지난 2012년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탈북 군인 출신으로 자신이 탈북 전까지 경험한 인민군 내 인권 침해와 출신 성분 차이로 인해 벌어지는 차별 대우 등을 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정 감독은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북시탈tv’라는 개인방송을 하는 이른바 ‘유튜버’로 북한 인민군 및 탈북민, 북한 인권, 탈북민들의 한국 정착기 등과 관련한 영상을 제작하는 등 꾸준한 방송 활동을 벌여 왔습니다.

정 감독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두 병사’에 대해 인민군 내에서 신분적, 계급적 차이로 인해 벌어지는 차별을 그려낸 영화라고 소개했습니다.

정하늘 감독 : (영화에 등장하는) 한 명은 북한의 평범한 노동자 계급이고 한 명은 고위급의 자녀인데, 두 사람의 삶이 굉장히 다름을 (영화는) 보여줍니다. 계급적 토대, 출신 성분에 따른 사회적 차별 및 대우가 달라진다든가, 이런 것들을 병사의 삶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라 제목을 '두 병사'라고 지었습니다.

정 감독은 인민군 복무 당시의 경험을 영화에 상당 부분 녹여냈습니다. 당시 군 고위급 간부의 조카와 함께 복무했던 정 감독은 이를 계기로 북한 내에서 신분에 따른 차별 대우가 실제 존재함을 경험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정 감독은 “군 고위급 간부의 조카는 소대와 잠자리까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배치 받았고 신병훈련이 힘들면 열외됐다”며 “또한 더운 날 어려운 작업에 파견될 때, 영내 작업을 진행할 때 등 모든 작업에서 열외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정하늘 감독 :그냥 그늘에서 쉬고 있다가 (동기들이) 오면 "어 왔냐?" 이러고 있고, 그렇게 보름 정도 군 생활하다가 힘들면 삼촌 집에 차 타고 가서 놀다가 살이 쪄서, 뽀얘져서 복귀하는 그런 경우를 많이 봤었습니다.

정 감독은 한국 관람객들에게 북한 인민군 내 인권침해와 불합리한 차별 대우 등을 사실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영화 제작 의도를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 영화를 통해 북한은 당국의 선전과는 달리 불평등한 사회라는 것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고 이를 깨닫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정하늘 감독 :북한은 분명히 계급이 존재합니다. 엘리트 층보다는 평범한 부모님들이 더 많을 거란 말이에요. 그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불공평한 사회와 제도를 좀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다면, 바꿀 수 있다면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가 영화에 있습니다.

단편영화 ‘두 병사’의 상영시간은 23분으로 4명의 배우들이 열연을 펼칩니다. ‘두 병사’는 21일 시사회를 가진 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