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요즘 북한의 초모생(입대 대상자)들 속에서 나팔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팔을 배워 군사복무하면 배고픔을 면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해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사리원에서는 초모 대상자들속에서 나팔(트럼핏 등 금관악기) 사교육이 뜨고 있다”면서 “나팔을 배우려는 초모생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나팔은 초모 대상자인 고급중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배우고 싶어하는 악기이다”라면서 “나팔을 배우려는 초모생들이 늘어나면서 나팔을 배워주는(가르치는) 가정교사도 많아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사교육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시기 대학교수들과 초·고급중학교 교사들에 대한 식량배급이 중단되면서 등장했습니다. 교수 및 교사들이 생존하기 위해 시작된 사교육 범위는 주로 외국어였지만, 2000년대에 이어 2010년대에는 시장경제의 활성화로 그 범위와 대상이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북한 사교육의 확대 요인은 장마당 경제의 활성화로 주민들이 장사를 통해 개인소득이 늘어나는 동시에 자녀에게 투자해 개혁개방에 대비하려는 학부모의 의식 변화가 꼽히고 있습니다. 현재 평양은 물론 지방도시에서도 사교육 범위는 수학과 물리, 컴퓨터와 IT, 무용과 음악 등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나팔 사교육이 등장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라면서 “나팔은 고급중학교 음악교원(교사)이나 시 당 선전대 나팔수 등이 자택에서 배워준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초모생 사이에서 나팔 사교육이 인기 있는 것은 나팔을 배우면 군단 선전대에 선발되어 군사복무 기간 배고픈 고생은 안 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도 “요즘 평성에서는 나팔을 배우려는 초모생들이 많아졌다”면서 “나팔을 배우면 건설부대에 배치되어 군사복무를 한다고 해도 군 선전대에 선발되어 나팔을 불면서 공연을 하기 때문에 강도 높은 노동과 배고픔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나팔을 배우려는 초모생이 늘어나자 고급중학교 음악교사들은 학교 수업이 끝난 이후 저녁과 주말 시간을 이용해 초모생들 상대로 나팔을 배워주고 돈을 벌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트럼펫과 색소폰, 호른 등 각종 나팔은 개인이 자체로 장마당에서 구매해야 하는데, 중고이냐 새 것이냐에 따라 가격은 내화 3만원($3.7)~50만원($61)이상으로 알려졌습니다. 나팔 사교육 비용은 1시간 당 내화 3만원($3.7), 나팔에 대한 기초교육을 마치려면 하루에 1시간 이상 1개월을 배워야 하므로 90만원($111)이 소요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나팔을 배우려면 장마당에서 나팔을 사는데 최소 3만원, 한달 간 나팔을 배우는 비용이 100달러 이상이어서 가정이 가난한 초모생들은 나팔을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북한에서 사교육은 불법이지만, 한국 댄스를 배워주는 사교육 외에는 북한 당국이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학교수와 고급중학교 교사 월급이 장마당에서 쌀 1킬로도 살 수 없는 3,000원($0.37) 가치 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평안남도 장마당 환율은 1달러에 8.200원, 1위안에 1,170원이며 쌀 1킬로 가격은 내화 5,300($0.64)~5,500원($0.67)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