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요즘 북한에서는 영예군인(상이군인)들이 이혼과 배우자의 가출 등으로 가정이 파탄되면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해북도의 한 소식통은 23일 “요즘 송림에서는 특류영예군인과 결혼해 가정을 꾸렸던 젊은 여성들이 대부분 이혼하거나 남편을 버리고 집을 나가는 일이 잦아 영예군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영예군인 남편을 시중드느라 장사도 못하고 굶어 죽을 지경에 이르자 여성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나선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특류영예군인들이란 군 복무기간에 두 다리를 잃거나 하반신이 마비되어 간단한 노동조차 할 수 없는 중증장애 제대군인을 말하는 것”이라면서 “규정대로라면 일생 동안 나라에서 특별공급대상으로 쌀과 우대 물자를 공급해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당에서는 나라를 지키다 불구자가 된 영예군인을 애국자들이라고 선전하면서도 약속된 공급은 하지 않고 여성들에게 영예군인과 결혼해 애국자들을 보살펴야 한다며 나라의 책임을 여성들에게 떠밀고 있다”면서 “영예군인과 결혼하는 여성들을 시대의 아름다운 꽃, 충신중의 충신이라고 평가하면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 년 전 송림시에서 특류영예군인과 결혼한 한 30대 여성은 농촌에서 가난하게 살던 농민이었는데 당 간부로부터 성분 좋은 영예군인총각과 결혼해 도시에서 살면 앞으로 자식들의 전망도 문제없다는 사탕발림 선전에 속아 결혼하게 되었다”면서 “그러나 식량 공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성격이 일그러진 남편의 폭력까지 심해지자 집을 뛰쳐 나와버렸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신의주에 있는 영예군인학교는 영예군인들에게 통계, 설계 등 전문기술지식을 배워주고 간부로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라면서 “이 학교를 졸업한 영예군인은 영예군인공장, 혹은 일반 공장기업소 간부로 배치되어 출세할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실상은 뒷배와 재력이 없으면 입학할 꿈도 꾸지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결국 높은 간부이거나 돈주를 부모로 둔 영예군인들은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사회적으로 성공하지만 가난한 영예군인들은 나라에 청춘을 바치고도 불우한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다”면서 “울분이 터진 영예군인들이 결혼한 아내에게 분풀이 하는 바람에 가정파탄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