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위반 혐의 스페인 친북인사 미 신병인도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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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에 암호화폐 기술 전수를 위한 회의 개최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해 체포된 스페인 친북인사의 미국 신병인도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에서 친북 단체 ‘조선친선협회(Korean Friendship Association ∙ KFA)’를 창립한 스페인 국적자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는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미 당국으로부터 수배를 받던 중 지난해 11월 30일 스페인 마드리드 기차역에서 스페인 경찰에 의해 체포됐습니다.

카오 데 베노스는 2019년 4월 영국인 크리스토퍼 엠스와 함께 북한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평양에서 암호화폐 관련 회의를 개최하고, 관련 기술을 이용해 자금을 세탁하고 제재를 회피하는 방법을 북한에 전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카오 데 베노스는 체포 다음날 스페인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지만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일단 풀려난 상황입니다.

그는 지난달 24일 영국 월간시사잡지 ‘프로스펙트(Prospect)’와의 인터뷰에서도 미 당국이 자신에게 씌우는 혐의는 스페인이나 유럽법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미국 측에 관련 서한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오 데 베노스는 자신이 미국의 긴급경제권한법(IEEPA) 위반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는 미국법으로서 자신에게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 법무부는 카오 데 베노스의 사건 진행에 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문의에 5일 “우리는 오랜 정책에 따라 일반적으로 피고인이 미국에 있을 때까지 범죄인 인도 관련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한편 카오 데 베노스와 함께 평양에서 암호화폐 회의를 개최한 혐의로 미 연방 수사국(FBI)의 수배를 받았던 영국인 크리스토퍼 엠스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거쳐 러시아에서 숨어 지내다 미국의 인터풀 요청으로 지난해 2월 체포됐습니다.

엠스는 체포 당시 러시아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 중이었는데 미국과 러시아의 정치적 관계를 고려할 때 러시아 정부가 그를 미국에 송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북한 암화화폐 회의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된 미국인 버질 그리피스는 지난 2022년 4월 미 법원에서 63개월의 징역형과 이후 3년의 보호관찰, 약 10만 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