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SLBM 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탑재가 가능한 3천톤급 신형 잠수함을 건조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아직 이 잠수함이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매체가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된 잠수함을 시찰했다며 사진 세 장을 공개하자,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에 앞서 무력을 과시함으로써 핵 국가로 인정 받으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방문 지역이나 날짜는 물론 잠수함의 규모나 제원 등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지난 21일 함경남도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를 한 걸 감안하면 인근 신포조선소에서 건조된 잠수함으로 탄도미사일 탑재도 가능한 3천톤급일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은 수 년 전부터 신포조선소에서 SLBM 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건조 중이며, 지난 6월에도 신포급 탄도미사일잠수함으로 추정되는 잠수함 건조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위성사진분석 전문가인 조셉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잠수함 건조는 적어도 4~5년 전부터 예측해 왔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 : 탄도미사일잠수함인지 그냥 공격용잠수함인지 모르겠지만, 오래 걸리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잠수함 건조 기술이나 물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5년 가까이 주시해 온 탄도미사일잠수함을 건조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개된 사진 3장 만으로는)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없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북한은 무력을 과장하기 위한 시도를 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2년 김일성 주석 생일 기념 퍼레이드에서 선보인 신형 미사일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핵탄두 표면과 재료, 미사일의 크기가 다르다며 모조품일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그러면서 이번 잠수함도 위성사진 등 추가 정보가 없이는 3천톤급 탄도미사일잠수함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으며, 또한 실전 배치를 위해서는 적어도 1년에서 3년 가까이 여러 시험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 : 실전배치를 위해서는 바다에서 지탱할 수 있는 지를 시험하는 등 적어도 1년, 때로는 2년에서 3년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잠수함을 새로 건조했다고 해도 즉각적이라기 보다는 장기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탄도미사일잠수함의 경우 탐지가 힘들어 북한의 2차 보복 능력을 강화할 수 있고, 미사일 사거리를 증강할 경우 핵 공격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위협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박정현(Jung Pak) 한국 석좌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잠수함 공개로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에 서둘러 나서는 대신 무력을 과시하며 비핵화 협상에 강경한 자세를 고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방부 측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잠수함과 관련해 논평할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