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1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맞붙게됐습니다. 김정은 북한 총비서는 차기 미 대통령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호할 것이라고 미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5일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사실상 결정하는 이른바 '수퍼 화요일'이었습니다.
이날 미국 15개 주에서 당내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이 치뤄졌는데 민주당에선 바이든 현 대통령이, 공화당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을 하며 사실상 양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총비서는 바이든과 트럼프 중 누가 차기 미 대통령으로 당선되길 바랄까요?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를 선호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실망했지만 바이든 보다 트럼프가 대북 제재를 해제하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일 것 같아 트럼프의 당선을 원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한미 군사협력을 약화하고 심지어 한국에서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해 트럼프의 당선을 선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 대리도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총비서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자신과 북한의 이익에 부합한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바이든 보다 트럼프의 승리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북한 핵 동결'을 통해 대북 경제제재 등을 완화하는 거래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기존 핵을 보유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으로 북한과의 '거래'를 원하는 트럼프가 근본적인 북핵 위협 제거는 어려우니 핵 동결과 제재 완화 정도로 봉합한 뒤 '평화 달성'이라는 치적 내세우기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트럼프는 당시 이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와관련해 정 박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는 6일 카네기국제평화기금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체제유지와 그 수단으로 핵보유국이라는 국제적 인정을 받으려는 김정은의 주요 목표는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바뀐 것은 김정은이 미국이나 한국과의 협상을 통해 주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는 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패트릭 크로닌 미 허드슨 연구소 아시아안보 석좌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은 일방적으로 정책을 변경하고 북한에 이용될 수 있는 성급함(impatience)을 가진 트럼프가 재선되면 정상회담을 재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시드니 세일러 전 미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분석관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 재집권시 그의 대북 정책을 그가 과거에 했던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습니다.
세일러 전 분석관: 4년 전 트럼프 집권 때에 비해 지금 국제환경, 지정학적 환경이 급격히 바뀌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ˑ하마스 전쟁, 중국과의 관계 등 국제 역학관계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과거 트럼프의 모습으로 앞의 정책을 예단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세일러 전 분석관은 이어 현재의 미북 관계 경색은 바이든 행정부의 관심 부족 때문이 아니라 북한의 계속된 대화 거절 때문이라며 과거에도 그래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신이 클린턴, 부시, 오바마, 트럼프 등 역대 미 행정부 때 대북 정책 수립에 관여해왔는데 그 때 북한은 핵무기 위협이 없는, 한반도의 불안정 없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미국과 관여할 기회가 여러차례 있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사일러 분석관: 하지만 김정은과 그의 아버지 김정일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우선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가 다시 들어선다고 이를 바꿀 것으로 믿지 않습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한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 재단 회장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차기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해도 북한은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핵프로그램 개발을 일부 제한하고, 장거리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을 하는 대신 제재완화 혹은 종전선언을 받는 부분적 비핵화를 할 가능성은 있지만 북한은 과거 이와 유사한 합의들을 어긴 역사가 있기 때문에 협상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