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북한군 우크라에 추가 파병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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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 백악관이 러시아군이 북한 병력으로 3천명 규모의 대대급 부대를 편성 중이라는 우크라이나 언론의 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는 이번 파병이 북한군이 러시아에 전투 병력을 투입하는 첫 단계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백악관은 북한군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 3천명을 파병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국가안보소통조정관은 15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독립적으로 그 보도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사실일 경우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러시아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커비 조정관] 보도 내용을 확인할 순 없지만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러시아가 계속해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시기에 나왔다는 맥락에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대 분쟁에서 역사적인 수준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최근 몇 달 간 러시아에선 하루에 1천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또 지난 수개월 동안 북러 간 군사적 관계가 깊어지는 걸 봐왔고, 북한군 파병이 사실일 경우 양국 관계가 상당히 심화됐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우크라이나 매체 리가넷, 키이우 포스트 등은 러시아 군이 북한이 보낸 병력으로 3천명 규모의 대대급 부대를 조직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매체들은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부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은 러시아군 제11공수강습여단 내에 편성된 특수 부랴트 대대에 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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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시아 반군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수중에 들어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지난 2022년 7월 13일 러시아군 지뢰제거팀이 고압 송전선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 연합

이 대대는 최대 3천명의 북한군을 포함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소총 무기와 탄약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대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가까운 수자와 쿠르스크 근처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지만, 정확한 파견지는 불분명하다고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정보국(DIA) 출신 군사 전문가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파병은 비교적 적은 인원이지만 북한의 개입에 있어 중요한 단계”라며 추가 인력 투입이 이어질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벡톨 교수] 우크라이나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3천명의 병력은 첫 파병 인원인 것 같습니다. 이들이 지원이 아닌 전투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면 앞으로 더 많은 병력이 투입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벡톨 교수는 “러시아는 심각한 사상자를 내고 있어 병력 손실을 메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기술자 등 지원에 이어 ‘전투 병력’을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러시아 부대에 지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3천 병력은 대대(battalion)보다는 큰 여단(brigade) 수준의 규모로, 북한 장교의 지휘를 받을 수는 있지만 러시아의 더 큰 상급 부대에 포함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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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매체들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된 여러 소식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서방 외교관을 인용해 북한이 군인 1만명을 러시아에 보냈으며 이들의 역할은 불분명하다고 보도했고,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북한군 18명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7km 떨어진 지점에서 부대를 이탈했으며 러시아군이 수색 작업을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4일 키이우 포스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인근 러시아 점령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북한군 장교 6명이 사망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군에 인력을 파견하고 있다고 지난 13일과 14일 잇따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를 ‘가짜뉴스’라고 반박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