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문정인 한국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북한이 미국을 향해 대화 메시지를 발신한 직후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것은 미국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새로운 계산법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의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10일 한반도 평화를 논의하는 국제회의에 참석한 문정인 한국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문 특보는 기조연설 후 취재진과 별도로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미국을 향해 대화 메시지를 발신한 직후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데 대해 미국에 대한 압박 메시지로 분석했습니다.
협상 전술의 일환으로 미국에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나올 것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는 겁니다.
문정인 한국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 북한 입장에서는 자위책의 일환으로 미사일 능력을 계속 증진해가고 있습니다. 자신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미국에 대한 메시지이자 미국에게 (계산법을 바꾸고) 실무협상에 나오라는 메시지도 담고 있을 겁니다.
문 특보는 북한이 향후 미국과의 실무협상에서 자신들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로 제재 완화나 안전보장 문제, 수교나 불가침 문제 등을 제기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평안남도 개천에서 동해상으로 발사체 두 발을 쐈습니다. 이는 전날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미국에 대화하자고 제안한 지 반나절 만에 이뤄졌습니다.
문정인 특보는 북한이 미국과의 실무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는 이유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 기자의 질문에는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충격, 이른바 ‘하노이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북한 내 실무자들이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과 협상 결렬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말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실무협상과 연계하며 협상 재개가 지연돼왔습니다.
문정인 특보는 만약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협상 시한으로 정한 연말까지 미북 간 실무협상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북한이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던 지난 2017년보다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문 특보는 이와 함께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의 재개와 진전이 있어야 남북 대화도 재개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관계가 좋아야 미북관계도 잘 되고 남북관계 역시 선순환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기본 철학이라며 한국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북한은 오히려 대남관계에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문 특보는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