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통일부가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당, 정, 군 인사들을 대폭 교체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정체제가 공고화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13일 북한 주요 인물들의 정보를 망라한 '2020 북한 주요 인물정보', '2020 북한 기관별 인명록'을 발간했습니다.
북한 주요 인물정보와 인명록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의 핵심 조직인 정치국과 국무위원회 소속 인사들이 대폭 물갈이됐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노동당 정치국 인사들의 교체 비율은 80% 가까이 된다"며 "국무위원들도 11명 가운데 9명이 변경돼서 82%의 높은 교체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소속은 여전히 불분명합니다. 이번 북한 주요 인물정보와 인명록에 김여정 부부장은 소속 불명으로 분류됐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김 부부장이 당 조직지도부나 선전선동부, 혹은 확인되지 않은 지위에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다만 이번에 발간된 인명록에는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김조국과 조용원이 명시돼 있습니다.
북한 군 요직에도 새로운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총참모장은 리영길에서 박정천으로, 인민무력상은 노광철에서 김정관으로 변경됐습니다. 김정관 신임 인민무력상의 경우 이번 북한 주요 인물정보와 인명록에 새롭게 추가된 인사입니다.
대남, 해외 공작 활동을 총괄하는 정찰총국장에는 림광일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근접 경호를 책임지는 호위사령관에는 곽창식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두 인사 역시 이번 북한 주요 인물정보와 인명록에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북한 응원단을 인솔해 방한했던 현송월 당 부부장도 이번 북한 주요 인물정보와 인명록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1년 사이 북한 요직의 인사들이 대거 교체된 점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의 친정체제가 공고화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김 위원장 집권 이후, 특히 최근들어 지속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며 "또 다른 특징은 담당 분야에서 성과를 낸 인사들이 발탁되는 실용주의적 인사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간부들의 성과를 중시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간부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곧바로 물갈이하는 인사 성향이 있다는 겁니다.
대북제재 상황에서도 성과를 내야하는 김 위원장의 조급함이 북한 간부들에 대한 잦은 인사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도 덧붙였습니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기에 비해 최근 북한의 간부 교체 주기가 짧습니다. 북한 내부가 어렵고 또 성과도 나지 않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간부들을 교체하면서 이 사람, 저 사람 써보는 것 같습니다.
한국 통일부가 이번에 펴낸 '2020 북한 주요 인물정보'와 '2020 북한 기관별 인명록'에는 지난해 12월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와 지난 4월 열린 당 정치국 회의,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 등 북한의 주요 행사 결과가 반영됐습니다.
북한 주요 인물정보에는 총 364명의 정보가 수록돼 있으며 북한 기관별 인명록에는 북한의 기관과 단체 소속 인물 1만 4334명의 정보가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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