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젊은이들이 각종 행사장에서 외치는 만세소리가 충성심의 표현이 아니라 마지못해 따라하는 형식일 뿐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요즘 정치행사에 참가하는 북한 젊은이들에게서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20일 “다가오는 공화국창건 기념일(9월9일) 행사연습으로 평양시내 대학생 청년들이 큰 고생을 하고 있다”면서 “특히 매일 진행되는 만세연습에 지친 젊은이들은 목청껏 만세를 부르지만 속으로는 당중앙에 대한 불만과 원망에 가득차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시의 대학, 공장, 기업소, 근로단체 단위들에서 모든 청년들이 행사연습에 참가할 것을 빠짐없이 장악(지휘)하고 있다”면서 “연습에 불참하거나 지각하는 사람, 사소한 결점이라도 보인 청년들은 마지막 총화사업에서 엄청난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금 모든 대학이 방학중인데도 행사 연습에 동원된 청년 인파로 평양시 중심거리가 붐비고 있다”면서 “행사준비로 인해 창광거리와 김일성 광장, 인민대학습당, 주체사상탑 주변 도로는 시간대별로 교통체증이 빚어지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특히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대학, 김형직사범대학, 김철주대학과 같은 평양소재 대학의 지방출신 대학생들의 불만이 높다”면서 “지방출신 학생들은 15일간의 방학기간에도 행사때문에 고향에 갈 수 없게 되어 중앙의 행사놀음에 불만을 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계속되는 행사에 지친 대학생들은 전시성 행사를 강요하는 중앙의 처사를 비난하고 있다”면서 “행사에서 제시된 여러가지 구호에다 불만과 비난을 담은 상스러운 문장과 단어들을 조합해 함께 외침으로써 당국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행사에 참여한 청년들은 무슨 내용의 만세와 구호를 외치는지에 대해 당초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서 “앞에서 만세를 부르면 뒤에서는 그저 형식적으로 구호를 외치거나 전혀 딴 소리를 외치는 경우도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4월 김일성 생일에도 행사에 참가한 대학생들에게 무슨 행사였냐고 물었는데 무엇을 위한 행사인지도 모른다고 답해 황당했었다”면서 “무슨 행사인지, 어떤 내용의 만세와 구호인지도 모르고 앞에서 외치면 뒤에서 맹목적으로 따라 외친다는 그들의 말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에서 열리는 모든 행사의 일선에 청년들을 앞세우기 시작하면서 청년층의 불평이 점차 한계수위에 이르고 있다”며 “대학생들은 맹목적이고 형식적인 행사준비와 충성심을 강요하는 당국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