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고로 사망한 군인들 장례식도 없이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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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군당국이 작업 중 사고로 사망한 군인을 본인의 부주의에 의한 사망사고라며 보상은 커녕 장례비용 조차 보장해주지 않아 가족및 주민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일 "지난 5월 중순, 청진시 인근의 한 고사총부대에서 여성군인 1명이 사고로 사망했는데 부대에서 장례조차 치뤄 주지 않아 가족과 지역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면서 "부대원들의 부족한 식량을 자체로 충당하라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부업지에 나가 일하던 여성군인이 사나운 개에 물리는 사고를 당했는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결국 후유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황해북도의 농촌 출신인 이 여군은 군복을 입기 시작한 첫 해부터 지금까지 5년간이나 부업소대에 배치되어 농사일만 해왔다"면서 "그런데 옥수수 밭 근처를 배회하던 미친 개에 물리는 사고를 당했고 며칠 만에 광견병으로 사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개에 물리는 사고를 당한 이 여군은 당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살 수 있었는데 농사일이 바쁜 철이고 상처가 크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결국 광견병으로 사망되기에(하기에) 이르렀다"면서 "당시 주변에 사람들이 많았지만 아무도 개에 물린 상처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 21살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고사총부대에서는 여성군인의 사망 사실을 가족에게 통고하고 자녀의 시신을 인수해 가도록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그의 가족은 코로나사태로 통행이 어려운 점을 이유로 군부대에서 장례식을 갖고 딸의 시신을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비단 이번 사고뿐 아니라 요즘 인민군대에서는 군인이 임무수행 중 사고로 사망하면 보상조치나 장례식도 없이 가족에게 시신을 찾아가라고 통보하고 있다"면서 "대개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부대까지 자녀의 시신을 찾으러 가는 것도 부담이 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이동제한으로 왕복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가족들은 대부분 시신 인도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군 관련 소식통은 2일 "지난 4월말 경 청진시 인근 군부대에서 사격훈련도중 오발사고로 군인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면서 "청암구역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에서 사격훈련도중 오발사고로 평안남도 출신의 20대 병사가 턱뼈 한 부분이 날아가는 사고를 당했는데 치료부실로 염증이 골수까지 번져 며칠 후에 사망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부대에서 이 병사의 사망을 개인부주의에 의한 사고로 결론짓고 장례비용도 제공하지 않았고 가족도 시신인수를 포기해 이 병사는 관도 없이 마대에 싸인 채 인근 야산에 묻혔다"면서 "병사들이 군대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사고를 당해 사망해도 군당국에서는 사망원인을 개인부주의로 몰아세우며 합당한 장례조차 치뤄주지 않고 있어 주민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