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북핵 위협 커져…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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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이 핵 및 미사일 능력을 급격히 강화함에 따라,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한국의 자체 핵 무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연구기관 허드슨연구소는 24일 ‘강대국 경쟁에서의 비확산’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허드슨연구소가 발생하는 국방보고서 '키스톤디펜스이니셔티'의 저자인 야샤르 파시는 " 북한은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시작했으며, 이 때문에 미국이 한국을 방어하는 데 있어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한반도에 전술핵을 다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1950년부터 1991년까지 냉전 기간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했지만, 이후 글로벌 핵전력 감축 정책에 따라 철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반도의 안보 환경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그는 또한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이중 용도 항공기(dual-capable aircraft)를 주기적으로 한반도에 배치하거나, 영구적으로 주둔시키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과 관련해 그는 “미국이 역사적으로 핵 비확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했던 전략 중 하나는 동맹국들에 ‘핵무기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확신을 주는 것이었다”며 반대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반도 인근에 미군 폭격기 임무를더욱 강화하거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를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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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연구소의 국방보고서 ‘키스톤디펜스이니셔티’의 저자 야샤르 파시(오른쪽)와 레베카 하인리히스(가운데) 허드슨연구소 수석연구원. /허드슨연구소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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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연구원의 레베카 하인리히스 수석연구원 역시 “현시점에서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인리히스 연구원]미래에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은 한국이 확장 억제를 신뢰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미국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미국은 한국에 대한 안보 투자와 신뢰 구축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하인리히스 연구원은 최근 만난 한 아시아 안보 분석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며 “앞으로 5~10년 이내에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을 50%로 추정하는 견해도 있다”면서 “미국의 핵 정책과 방위 체계를 조정해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 개발을 추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 주한미군사령관 "한국, 자체 핵무장으로 더 안전해지지 않아"

이런 가운데,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날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탄핵 그림자 속 한미관계 지속’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를 통해 억지력을 구축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핵무기 보유가 오히려 정권 붕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군 복무 초기 경험을 언급하며 “서유럽에서도 핵무기 배치 문제를 두고 내부 갈등이 심각했다”며 “그 과정에서 테러 단체들이 정부나 미국 정부의 행동, 그리고 이러한 지역의 시설들을 공격하기 시작해 안보가 더욱 약화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러한 점을 신중히 고려해야 하며,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가 반드시 안보 강화로 이어진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